《춘천사람들》들과 강원교육지원청이 함께 주최한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이 지난 19일의 ‘100인 토론회’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문화관광부 산하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 ‘지역제안사업’으로 제안하여 지난 4월 지원을 받게 돼 시작한 6개월의 사업이 마침표를 찍었다. 

‘한 도시 한 책 읽기’란 개인적 활동으로만 여겨졌던 독서를 사회적 활동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영역을 넓힌 운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1998년 미국 시애틀의 한 공공도서관의 사서가 던진 ‘만약 한 도시 전체가 같이 하나의 책을 읽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이 되었다. 반신반의하면서도 공공도서관의 사업으로 채택하여 실천해본 결과 상상 속에서 기대했던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른바 ‘독서토론 기반의 협력형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시애틀의 경험은 미국전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갔다. 한국에서는 2003년 서산이 가장 먼저 이를 도입했고 강원도에서는 원주가 유일하게 2004년 이 운동을 시작했다. 춘천에서는 올해 들어서야 김중미 작가의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란 책으로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춘천시민 전체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많은 시민이 이 운동에 합류했다. 봄내중학교의 경우 전교생이 모두 이 책을 읽는 등 중고등학생의 참여는 상당했다. 《춘천사람들》의 지면에 소개된 ‘한 책 읽기’ 릴레이 란을 통해 다양하게 소개된 바와 같이 학부모, 교직원, 개인 가족이 《춘천사람들》이 마련한 500권의 책을 돌려 읽거나 개별적으로 구입해 읽었다.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춘천의 ‘한 책 읽기’ 운동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는 100인 토론회였다. 학생을 비롯해 독서 릴레이에 참여한 다양한 사람들이 만든 10개의 질문을 토론주제로 삼아 남녀노소 1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토론했다. 10개의 모둠에 성인 5명 학생 5명을 토론 진행자로 배치해 토론했다. 참여자들은 관심 있는 주제 세 가지를 골라 한 번씩 참석할 수 있도록 진행했다. ‘구도시의 재개발 방법’, ‘이웃의 가정폭력’, ‘반려동물을 양육 이유’,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 방법’, ‘소외 발생 이유’, ‘타자 사랑의 의미’, ‘무한경쟁시대에 가려진 소중한 가치’, ‘길고양이 보호 또는 개체수 조절 이유’. ‘살기 좋고 살고 싶은 나라 상’, ‘행복한 학교 상’이 주제였는데 함께 이야기한 결과는 상호이해의 확장이었다.

토론회에서는 상대방 입장에 대한 이해 못지않게 상대방의 생물학적, 물리적 속성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는 말도 나왔다. 입장이나 생각은 몸의 생물학적, 물리적 속성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수긍이 가는 말이다. 행복한 학교란 ‘급식이 맛있는 학교’라는 한 학생 토론자의 진솔한 의견은 상대방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라는 측면에서 보면 웃어넘기기만 할 내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도 했다.

이제 2019년에 마련한 춘천의 ‘한 책 읽기’는 끝났다. ‘한 책 읽기’ 운동을 통해 춘천시민이 서로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내년에는 더 많이 준비해야 하겠다. 행사 후원자로 나서 준 춘천시(춘천시립도서관), 춘천교육문화관, 춘천시작은도서관협회, 춘천인문독서교육협의회, 춘천시학부모연합회, 강원토론교육협동조합, (사)책읽는춘천,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대한석탄공사, 춘천세무사협회에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