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독후감상문대회 수상작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는 내가 오랜만에 읽은 동물에 관한 소설책이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반가운 책이었다. 나는 책을 읽기 전 사람이 고양이를 돌봐주는 이야기일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관계가 아닌, 둘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주인공 연우와 고양이 모리가 마음을 열면서 말도 통하고, 치유도 되고, 친구도 되고, 가족도 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찡했다. 정말 가슴이 따스해졌다.

혹시 요즘은 애완동물보다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애완’이란, 동물 따위를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긴다는 인간의 입장에서 쓰는 말이다. 이에 비해 ‘반려’란, 짝이 되는 동무와 동반자를 말한다. 즉, 애완동물보다 반려동물이란 말을 자주 쓰는 것은 조금이라도 동물을 더 존중해주는 노력이란 것이다.

이렇게 어떤 사람들은 반려동물이란 말을 사용하며 동물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또 어떤 사람들은 동물을 유기하기도 한다. 막상 키워보니 생각보다 동물이 귀찮아졌다는 이유도 있고,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아서라는 어쩔 수 없는 이유도 있다. 이 두 가지 이유 말고도 유기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에서도 고양이가 주인에게 버려지는 장면이 있다. 고양이 이름은 마루, 주인의 이름은 보미이다. 보미는 돈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마루와 헤어지기로 결심한다. 마루를 버렸지만, 어떻게 보면 보미도 불쌍한 사람이다. 그러나 보미가 어떤 상황이든 마루는 죽을 수도 있었다. 

사람의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동물을 버리는 것은, 한 생명체의 생사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에 더욱 책임을 지고, 여유로운 경제적 환경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는 엄마를 잃고, 엄마 대신 함께 살았던 고양이 또롱이마저 잃자 마음을 닫아버린 연우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런 연우에게 모리, 크레마, 마루, 레오라는 고양이들이 찾아온다. 연우는 이 고양이들을 다행히 버리지는 않았지만, 고양이들을 싫어하고, 밀어냈다. 특히 모리가 들어온 다음 또롱이가 죽었기 때문에 연우는 모리를 더욱 미워했다. 아마 연우는 어린 마음에 ‘모리 때문에 또롱이가 죽었어’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모두 오해였고, 오해를 풀고 나서야 모리와 연우는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만약에 모리가 연우에게 다가가고, 소통을 시도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연우는 모리와 친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해도 풀지 못했을 것이고, 말도 못하게 되었을 것이고, 가족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통하고 다가가는 행동이 없었다면 연우는 자신의 아버지와도 평생 어색하게 말을 안 하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소통이 없는 때란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소리다. 나도 가끔씩 친구들이랑 방학처럼 소통을 평소보다 안 하고 만나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러다가 오랜만에 만나면 어색할 경우가 있다. 그러나 다시 대화를 하고, 만남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모르게 어색함이 풀어진다. 소통은 관계를 원만하게 해주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이다.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를 보면 많은 등장인물이 소중한 것을 잃게 된다. 연우는 엄마와 또롱이를, 모리는 남편과 아이들을, 크레마는 가족과 은주와 눈을, 마루는 보미를 잃게 된다. 소중한 것을 잃은 등장인물들 중 충격을 받지 않는 인물은 없다. 나 같으면 정신이 나가고 제대로 일상생활을 못 할 것 같은데, 그래도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정신이 강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성격이 극단적으로 변하거나, 아예 소심해지거나, 말을 하려고 하지 않게 변하긴 했다. 소중한 것을 잃는 것은 정말 두려운 일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잃은 사람이 있다면 만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다. 만약에 생기지 않는다면 억지로라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헤어짐은 만남으로 잊는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헤어진 사람과 각자 자신을 위해서라도, 한때의 추억으로 남겨두어야 그것이 정말 아름다운 게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길고양이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길고양이가 ‘공동주택’에서 일으키는 쓰레기처리문제, 소음 문제, 알레르기 문제로 고양이를 싫어하는 시민들도 많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우리가 고양이들의 서식지를 해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원래 고양이는 약 1만 년 전부터 꾸준히 우리 민족과 살아온 이웃 같은 동물이다. 오히려 우리 인간들 문명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한 것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어쨌든 간에, 공동주택에서는 고양이를 보호하려는 캣맘(캣대디)과 피해를 받는 주민들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어떤 지역에서는 길고양이들에게 중성화 수술을 실시해서 번식을 막는 방법을 쓰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수술도 수많은 고양이들을 상대하기엔 버겁지 않나 싶다. 적극적인 보호 방법은 입양을 해서 관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책에서 연우의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입양을 하고 책임감 있게 키우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근데 언제부턴가 말로만 좋아하고, 실제로는 고양이에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아마 책임감이 없는 내가 동물을 키울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후 조금씩 관심이 없어진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길고양이 사건을 알게 되고, 동물들에게 관심을 더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길고양이는 더 이상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 좋은 이웃이다. 길고양이를 만나면 물 한 그릇 주고 인사해봐야겠다.

홍지수(우석중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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