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진로, 스스로 찾아가는 학생을 기른다"
소수의 학생 뽑아 철저히 학생중심 교육 지향
전공 세분화하고 한 선생님이 3년간 담임 맡아

전인고등학교(교장 한승권)의 2020학년도 입학설명회가 3회에 걸쳐 진행 중이다. 강원도 최초의 대안학교로서 올해로 개교 11년을 맞은 전인고등학교는 인문계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는 인가형 특성화 고등학교다. 전인고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자민 학생(2학년)의 어머니인 김미경 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자민 학생은 타 지역에서 왔다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자민이는 수원에 있는 혁신중학교를 졸업하고 수원의 A고등학교에 입학했다. 혁신중학교 재학시절엔 학생회 부회장을 하면서 적극적이고 활달했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학교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들어했다. 꿈이 기자인데 관심분야를 공유하고 그 꿈을 뒷받침해주는 분위기를 바랐지만 그런 교육환경이 아니었다. 스트레스가 많아서 정말 많이 울었다. 그러다 자민이가 대안학교로 전학 가고 싶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후 직접 전인고에 대해 알아보고 논리적으로 엄마와 아빠를 설득했다. 지난해 4월 저와 아이 아빠가 전인고등학교를 방문해서 선생님과 면담을 하고 학교교육환경을 직접 확인했는데 느낀 점이 정말 많았다. 그전까지 대안학교라 하면 일부 문제 있는 아이들이 다니거나 귀족학교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오해였다. 결국 자민이의 선택을 지지하기로 결심했고 A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전인고로 전학 오게 됐다.

전인고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우선 소수의 학생을 뽑아서 철저히 학생중심의 교육을 지향하는 점이다. 성적만 보고 뽑는 게 아니라 자기 꿈을 찾아가는 아이인지,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는지 다차원 심층면접을 해서 학생을 파악한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에 대해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또 다른 점은 소스쿨(small school)이라는 제도가 좋았다. 보통의 인문계 고등학교와 달리 문과·이과에서 더 세밀하게 구분하여 경제, 영상·미디어, 문학, 미술, 음악, 생명, 기계, 건축 등으로 세분화하고 한 선생님이 3년간 담임을 맡는다. 자민이도 그런 점에 끌렸고 언론미디어반에 들어갔다. 수업은 한 과목을 2~3시간 동안 발표중심으로 심도 있게 진행한다.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수업방식이 좋다. 또 국·영·수 같은 과목은 수준별 학습을 해서 학생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배려한다. 또 명상이나 운동프로그램도 필수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아이가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할 수 있어 좋았다.

12일(토) 전인고등학교 1차 입학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재학생들로부터 학교생활에 대해 듣고 있다.
12일(토) 전인고등학교 1차 입학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재학생들로부터 학교생활에 대해 듣고 있다.

학교 선생님들에게 받은 인상이라면?

교장 선생님께서 강조했던 말씀이 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수업,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학생이 단 하나도 없어야 한다” 이 말씀이 인상 깊었다.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지만 진심이 느껴졌다. 

학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은 뭐가 있나?

학생들이 학교에 ‘뭐 해 주세요’ 라고 요구하면 바로 지원해준다. 동아리나 봉사활동 등 제한이 없다. 희망하는 대학의 전공과목이나 장래 직업을 체험하고 싶은 학생이 계획서를 제출하면 해당 분야에 연결시켜준다. 학생은 체험을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면 된다. 기자가 꿈인 자민이도 동아일보와 JTBC기자를 만나 체험을 했고 방학 때는 대학의 언론학과를 찾아가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1년에 두 번씩 반별로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자민이네는 지난 5월에 단편영화를 만들어 상영했다. 개인적 체험과 단체 체험이 잘 균형 잡혀 있다.

학비는 어떤가? 대안학교라면 돈이 많이 든다는 선입견이 있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전인고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곳이 아니다. 수업료는 일반고등학교 수준이고 기숙사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비용이 추가되는 정도다.

장점을 많이 말씀하셨는데 대학진학에 대한 염려는 없나?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길 바란다. 전인고에 다닌다고 해서 입시경쟁에서 특별히 유리한 점은 없고 좋은 대학에 입학할 거라는 확신도 없다. 그렇지만 그건 어느 학교에 다니든지 마찬가지 아닌가? 학생이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전인고의 4년제 대학진학률도 60%이상으로 알고 있다. 아이가 스스로 찾아서 즐겁게 공부하고 행복해하는 지금이 너무 만족스럽다. 학교도 그런 학생을 열심히 뒷받침해주고 있으니 우리 아이가 장래에 훌륭한 인재가 될 거라 믿는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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