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만지지 못하는 도시인, 탈출구가 필요해…농촌에는 ‘기회’
흙 만지지 못하는 도시인, 탈출구가 필요해…농촌에는 ‘기회’
  • 홍석천 기자
  • 승인 2019.11.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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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농업기술원, 농촌치유 토크콘서트 열고 ‘고급화, 전문화’ 모색
“자연·사람 보유한 강원도가 선점해야”…주민의 낮은 이해도 높여야

농촌치유마을을 꿈꾸는 강원 지역 주민들이 모여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콘서트가 횡성 웰리힐리리조트 소극장에서 개최됐다.

지난달 30일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아카데미 교육생, 시범 사업자, 교육·체험농장 관계자, 공무원 등을 초청해 ‘강원 농촌치유 토크콘서트’를 열고 농촌치유에서 ‘강원도의 힘’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먼저 강원도 지역의 농촌치유마을 조성에  도움을 줄 8명의 농촌치유 전문가에 대한 위촉식이 있었다. 농촌진흥청 유은하 연구관, 강원연구원 마을공동체 담당 김주원 연구원, 한림성심대학교 산림치유 전공 조영택 교수, 원예복지시설 전문업체 그린케어센터 안제준 대표, 서울시민청 남복희 단장, 홍천열목어마을 임정분 위원장, 봄내병원 신기택 진료부장, 치유음식 전문 업체 달보드레 고미경 대표가 전문가로 위촉됐다.

강원도가 선도적으로 치유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전문가와 주민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원도가 선도적으로 치유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전문가와 주민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치유농업은 사회적 농업, 치유농장, 농업치유 등 현재 완전히 용어가 정립된 것은 아니지만 농촌진흥청에서는 ‘국민의 건강회복 및 유지·증진을 도모하는 치유 기능에 이용되는 다양한 농업·농촌자원과 이와 관련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정의한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이 식물을 기를 때 공감능력이 높아져 공격성은 13%감소, 정서지능은 4%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으며, 노인 우울증은 2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시는 농촌치유마을 육성 프로젝트와 어르신을 위한 ‘반려식물’ 보급사업 등 치유농업에 발걸음을 이제 막 떼고 있는 단계다.

남 단장은 “농촌치유 사업은 도시인에게는 쉼을 주고 농촌지역에는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상생의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아직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좋은 자연과 사람을 보유하고 있는 강원도가 선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연구관은 “OECD 가입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쓴지도 오래다. 많은 현대인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소위 ‘번아웃(burnout) 증후군’을 호소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스트레스 지수를 알아보는 조사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40점 중 19점 이상이면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야 하는 수준인데 34점이 나왔다. 일반적인 현상일 것이다. 농촌치유가 절실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신 부장은 “농촌치유는 대체보완의학의 한 분야다. 대체보완의학에는 음식, 명상, 운동, 독서 등 수많은 분야가 있다. 이러한 방법에는 장점과 한계점이 분명하다. 정신과 의사로서 농촌치유라는 대체보완의학의 역할과 방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사업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이러한 자부심을 갖고 사람들을 도우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산업적 측면에서 고민하겠다. 과거 산림치유와 관계된 일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주민소득증진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최근 관광의 형태가 가족 중심, 자연 친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머물며Stay 보내는 휴가Vacation) 중심으로 하고 있다. ‘1주일 살기’, ‘1달 살기’와 같은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농촌치유를 산업으로 육성하려면 이러한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런 요소를 우리 마을에 어떻게 적용시킬지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연구원은 “강원도의 가장큰 장점은 어메니티(Amenity-어떤 지역의 장소, 환경, 기후 따위가 주는 쾌적성)다. 가만히 서 있어도 기분이 좋다. 그런데 그러한 어메니티를 자본으로 환원하는 것이 어렵다. 지금껏 마을 단위에서 하던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있을 것이다. 그것에 고급화와 전문성을 더하면 치유프로그램이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마을 단위로 전문가를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2007년 미국 세이그대 도로시 매튜 박사팀이 쥐 실험을 통해 흙 속에 다량 포함돼 있는 ‘마이코 박테리움 박카이’라는 박테리아가 인간의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혔다. 박카이가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우울감을 낮추고 행복감은 높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흙을 누구나 쉽게 만지고 접근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임정분 위원장은 “현재 홍천열목어마을에서 농촌치유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조금 더 일찍 시작한 입장으로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꼽자면 주민들의 이해수준을 높이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농촌 체험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하는 일인데 아직 익숙하지 않아 프로그램 진행에만 신경을 쓰는 경우가 있었다. 주민들이 치유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 오신 분들도 생소한 프로그램이어서 ‘리조트인 줄 알았다’, ‘프로그램이 없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저녁식사를 할 때쯤 되면 모두 ‘오기를 잘했다’고 말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사람과 자연의 만남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재 도내에서 선도적으로 농촌치유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몇 개 지역도 소개됐다. 영월군의 ‘연하계곡 치유명당마을’, 삼척시 ‘가곡온천휴양마을 가온벨리’, 횡성군 ‘태기산치유마을’, 홍천군 ‘홍천열목어마을’ 등의 활동이 소개됐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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