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춘천행복포럼 ‘부탄은 어떻게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됐나’

행복지수 세계 1위로 인식되고 있는 부탄의 수도 팀푸시의 킨레이 도르지 시장이 춘천시민들과 만나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춘천시정부는 지난달 28일 시청에서 ‘시민 행복과 도시 철학’이라는 주제로 춘천 행복포럼 제5탄 ‘행복도시 캠핑토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수 춘천시장과 팀푸시의 킨레이 시장이 시민의 행복과 시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시민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킨레이 시장은 강연을 통해 개인적 차원에서 행복을 구하는 것과 별개로 정부가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오랫동안 국민의 행복에 관심을 기울인 부탄에서는 네 가지 요소가 충족될 때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는 자연을 보존하는 것, 둘째는 전통과 문화를 지키는 것, 셋째는 지속가능한 경제 개발을 추구하는 것, 넷째는 신뢰할 수 있는 정부를 구축하는 것이 그것이다. 팀푸 시를 포함한 부탄에서는 이러한 요소를 고려하여 끊임없이 국민의 행복도를 조사하고 세심하게 관리한다”면서 “춘천에 도착했을 때 춘천이 이미 이러한 것들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부탄에 온 것 같았다”고 전했다.

춘천행복포럼 제5탄, ‘행복도시 캠핑토크’에 부탄의 수도 팀푸시의 킨레이 도르지 시장이 초대돼 행복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춘천행복포럼 제5탄, ‘행복도시 캠핑토크’에 부탄의 수도 팀푸시의 킨레이 도르지 시장이 초대돼 행복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시장은 “우리 시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을 들은 것 같다. 특히 개발의 과정에서 시민이 소외되기 않고 후손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는 지속가능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과거에 우리 사회는 경제성장률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이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우리도 경제성장률보다 행복지수에 관심을 쏟을 때이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되찾는 일도 시급하다. 정부가 속이지 않는다는 인식, 힘이 들 때 기댈 수 있는 안식처가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큰 숙제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직접 질문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시골에서 왔다는 한 참석자는 이 시장에게 “춘천을 세계 최고의 협동조합 도시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기억한다. 시민들이 손수 무언가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행복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어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 시장은 “행복에도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직접 결정하고 만들어 낸 행복과, 시에 위임을 해서 제공받는 행복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 도시를 만드는 것도 시가 계획해서 주도하는 것 보다는 시민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받쳐주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른 한 시민은 킨레이 시장에게 “강연 내용 중 일과 가족의 균형을 강조했다. 한국에도 ‘워라벨(Work-life balance)’이라는 비슷한 개념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가족과 개인의 단위는 미묘하게 다르다. 차이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킨레이 시장은 “중요한 질문이다. 부탄은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하기를 권장한다. 너무 많이 일하려고 하면 억지로 내보낸다. 그러나 퇴근 후 혼자 술을 마시거나 취미생활을 하기를 권장하지 않는다. 집으로 향하기를 권장한다. 집으로 가라는 것은 가족에게 가라는 의미이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시간 노동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강연과 토크콘서트 외에도 부탄 사진 전시회, 전통의상 체험 이벤트, 전통차 나누기 등의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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