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동학대, 우리 안의 이중 잣대부터 없애야
[기고] 아동학대, 우리 안의 이중 잣대부터 없애야
  • 정유리 (강원도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승인 2019.11.04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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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리 (강원도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정유리 (강원도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어떤 목적으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표현일 것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에 한목소리로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빈번할 정도로 폭력이 정당화되는 대상이 있다. 바로 ‘아동’이다. 

흔히 ‘잘못된 행동을 고치기 위해’ 어른들이 행하는 체벌의 본질은 폭력임에도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하는 이가 극히 드물고 아동들조차 자신이 잘못했다며 체벌을 정당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우리가 아동학대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다. 흔히 아동학대가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인식한 상태임에도 학대를 판단할 땐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은 회초리로 손바닥 10대를 맞기로 부모와 자녀들이 약속을 했고, 약속대로 체벌할 경우 이는 학대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신체학대’로 해석될 수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교육적 목적이 있고 아이들과 함께 정한 약속대로 한 것이 왜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으나 ‘체벌’을 협의하는 과정에는 처음부터 힘의 불균형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당한 협의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체벌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체벌’은 오히려 교육 효과를 떨어뜨리는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체벌이 주는 공포감 때문에 당장은 아동이 변한 것처럼 보인다고 체벌을 일상화하고 있다. 

UN아동권리협약에서는 아동을 신체적, 정신적 폭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함은 물론, 아동의 의견이 존중받을 권리, 기본적인 생활수준을 영위하고 교육받을 권리, 충분히 쉬고 놀 권리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홧김에 아이들에게 하는 상처 되는 말을 하는 행위, 아이들 앞에서 물건을 던지는 행위나 부부싸움을 하는 행위, 쉬는 시간 없이 공부를 강요하는 행위, 학교에 가지 않는 아동을 방치하는 행위 등도 어떤 폭력을 동반하지 않았지만 아동학대로 판단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고 듣는 일 가운데 많은 부분이 ‘가정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또는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도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1천469건, 춘천지역에서만 264건이다. 대부분은 잘못된 양육방식, 부모자녀간의 의사소통 부족, 아동에 대한 민감성 부족으로 인해 아동에게 상처를 준 사례들이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올바른 양육법을 숙지해 아동을 지도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례였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근절하는 일은 관리체계, 처벌 강화가 아닌 우리의 인식전환과 우리 안의 이중 잣대를 없애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가르치고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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