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숲 ‘소반’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다. 날씨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음도 덩달아 허전하고 뭔가 빈 듯한 쓸쓸함도 따른다. 누가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고 독서의 계절이라 했던가? 그저 찬바람이 시작되는 썰렁한 계절일 뿐이다. 벌판엔 이미 가을걷이도 끝나가고 가로수 붉은 잎도 성글게 팔랑거리고 있다. 

추석 명절이 엊그제 같은데 부모님을 뵌 지도 이미 오래다. 군 복무 시절 휴가를 나와 집에서 먹었던 어머니의 따뜻한 밥상이 불현듯 그리워진다. 가을 분위기에 맞게 따뜻한 어머니 밥상을 떠오르게 하는 정감 가는 밥집이 스무숲 끝자락에 있는 ‘소반’이다.

스무숲 끝자락에 소재하고있는 한식집 '소반'

최고의 가성비라고 해도 좋을 만큼 8천 원으로 제육정식 한 상을 받을 수 있다. 하나둘 차려지는 찬들은 어느새 12첩 반상이 되어 떡 벌어지게 차려진 고관대작의 밥상이 부럽지 않게 된다. 

된장찌개와 각 반찬들은 선택을 받기 위해 한껏 맛난 자태를 뽐낸다. 생선구이나 조림, 잡채, 꼬막, 미역무침, 김, 양배추 쌈, 도토리묵, 건새우조림, 파김치. 모든 반찬에 손이 가고 접시 바닥까지 싹싹 비우게 할 정도로 맛있다. 

역시 밥집에서는 밥맛을 빼놓을 수 없다. 맛있는 밥을 한 공기 다 비울 때쯤이면 구수한 누룽지가 한 공기씩 나오고 시원한 오미자차가 뒤를 잇는다. 맛나고 몸에 좋은 오미자차를 커피 대신 마시며 수다를 떨고 나와도 좋다. 인테리어도 카페 스타일이라 아늑한 분위기를 더한다.

12첩 반상으로이루어진 '소반'의 제육정식

소반의 인기메뉴는 불고기, 제육, 더덕구이가 같이 나오는 소반정식이 있고 제육, 불고기가 있다. 여기에 청국장도 일품이다. 여름에는 콩국수도 정말 시원하고 고소하다. 모든 메뉴는 포장 판매를 한다. 제육, 불고기, 청국장, 된장찌개, 고등어조림, 명절음식(주문판매), 파김치, 총각김치, 겉절이김치까지 맛있고 깔끔하다. 맛에 반한 손님들의 판매 요청에 부응해 상시 판매도 한다.

이름도 정겨운 소반은 연중무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일요일은 12시~8시)까지 영업을 한다. 다른 집들과 달리 오후 준비 시간이 없어 장점을 더하고 있다. 

휴식 시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혼밥’으로 정식 1인분도 가능한 점 역시 소반의 강점이다. 겨울 메뉴로는 따끈한 손만둣국과 버섯전골이 있다. 

어머니의 따뜻한 밥상이 그리워지는 오늘 소반을 생각해본다.

소반
스무숲4길 27 ☎ 262-2073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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