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인 “노브랜드 추가 입점 금지해야”
노브랜드 “영업시간·취급 품목 조정 제시”

춘천노브랜드가 지역 상인들의 반발 속에 개점한 가운데 지난달 29일 지역 상인들과 노브랜드가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한 의견을 나눴다.

노브랜드 측은 이날 △영업시간 및 취급 품목 조정 △상품 구매액 5만 원 이하 배달 서비스 금지 △월 2회 휴무 보장 등이 담긴 10여 개의 지역 상권 상생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브랜드 저지 대책위원회’는 취급 품목 제한(신선식품 제외 등)을 비롯해 매장 추가 개점 금지 등을 담은 상생안을 요청했다.

지난 1일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춘천 노브랜드 매장의 모습.
지난 1일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춘천 노브랜드 매장의 모습.

애당초 춘천노브랜드는 지난 9월에 가맹점을 열 계획이었지만 지역 상인들의 반발을 감안해 춘천시가 이마트와 가맹점주 측에 공문을 보내면서 영업일이 한 달가량 늦춰졌다. 지난달 8일에는 춘천 지역 18개 상인·시민단체로 구성된 ‘춘천 이마트 노브랜드 저지 대책위원회’가 노브랜드 입점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역 상인들은 노브랜드가 가맹점이라는 꼼수를 통해 법의 규제를 피하고 골목 상권까지 접수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가맹점은 동일 업종 근접 출점 금지와 같은 법의 규제를 받지 않아 직영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출점이 자유롭다. 또 가맹점의 대기업 부담 비용이 51% 미만이면 상생 법상 사업조정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지역 상인들은 노브랜드가 이를 알고 가맹점이라는 간판을 달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브랜드 매장 근처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A(56) 씨는 “대형마트의 영향으로 지역 상인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노브랜드가 들어서면 골목상권이 초토화될 것”이라며 “노브랜드로 인해 주변 가게들이 사라지면 지역 경기가 어려워지고 결국 시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상인들의 이런 주장에 대해 노브랜드 매장 관계자는 “우리도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으로서 자영업자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상생형 모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지역 상인들의 반발 속에 지난달 24일 춘천노브랜드가 춘천시 석사동에 문을 열었다. 상인들과 시민 단체들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개점 첫날부터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석사동에 사는 B(23) 씨는 “소비자 관점에서 더 싼 곳을 찾아다니는 건 당연하다. 비록 계산만 하는데 20분을 기다렸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살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개점을 해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지역 상인과 노브랜드 간의 갈등, 과연 상생 발전 협의회를 통해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현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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