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길고양이를 위한 캣맘 네트워크’ 협회장)
김지영 (‘길고양이를 위한 캣맘 네트워크’ 협회장)

많은 사람이 ‘캣맘’을 개인적으로 고양이가 좋아 밥 주는 사람 정도로 알고 있지만 캣맘은 단순히 고양이를 좋아해 기르는 애묘가와 구분된다. 캣맘 대부분은 길고양이가 휴지통을 뒤지거나 학대당하는 처참한 모습에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좋아함을 넘어 생명에 대한 깊은 연민과 길고양이에게 향하는 잔혹한 혐오에 대한 저항이다. 나 역시 길 가다 학대당하는 고양이를 보고 홀로 3일에 걸쳐 구조했던 것이 시작이다. 당시 말기 암과 온갖 병에 학대로 다리까지 부러져 한 달 밖에 못산다고 했던 고양이 ‘메리’는 2년이 다 된 지금도 살아있다. 

메리를 구조하면서 동네의 버려진 길고양이들의 열악하고 비참한 삶을 알게 됐고, 음식물쓰레기처럼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먹고 병으로, 사고로, 학대로 죽는 것을 보고 2년간 15마리를 자비로 구조·치료하며 입양 보냈고, 병에 걸려 그조차 안 되면 직접 입양하며 쓰레기 훼손을 줄이고, 직접 중성화까지 하기도 했다. 그러한 캣맘에게 길고양이를 끌어들인다며 폭언·폭행을 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캣맘들은 돌보던 길고양이가 해코지당할까 두려워 신고도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폭력을 막고자 공권력의 힘을 빌려보았지만, 경·검은 오히려 ‘피해자’보다 ‘피의자’의 인권을 더 존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돌보던 길고양이들이 죽거나 사라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가 동물 학대를 넘어 물리적 약자인 캣맘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회가 과연 모두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인지 묻고 답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그렇기에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로 외면됐던 캣맘 인권과 길고양이 학대 문제가 캣맘들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과도 직결되는 문제임을 알리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방치되는 길고양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이 처음부터 정책적 관리에 나서는 것이다. 그때까지는 길고양이들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캣맘들의 활동에 사회 구성원들이 적극 동참했으면 좋겠다.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이들에게 있어서도 가장 좋은 해결책은 캣맘을 돕는 것이다. 안전한 중성화 수술로 길고양이의 개체 수를 조절하고, 길고양이들이 쓰레기로 길거리를 더럽히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그들도 원하는 일일 것이다. 이젠 범죄나 다름없는 길고양이와 캣맘에게 향하는 그 어떤 형태의 폭력도 멈춰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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