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품대여 플랫폼도 이달부터 운영 시작

대학가에 중고 물품을 사고파는 문화가 활발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이한 것은 이 거래가 같은 대학생끼리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에타’에 들어가면 여러 게시판 중 ‘장터게시판’을 볼 수 있다. 언뜻 보면 플랫폼의 소규모 게시판에서 얼마나 많은 거래가 있을까 싶지만 실제 다른 메이저 중고카페와 비교하면 ‘에타’가 규모는 작지만 실제 체결되는 거래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림대 미디어스쿨 웹 저널 <The H>가 조사해 본 결과 지난 10월에 게시된 글 중 약 90% 이상이 거래가 완료된 글이었다. 또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원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익명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조건을 제공한다.

한림대학교 사회경영1관으로 가는 길목에 붙어 있는 플래카드. 대학이 운영하는 중고품 거래 플랫폼을 안내하고 있다.
한림대학교 사회경영1관으로 가는 길목에 붙어 있는 플래카드. 대학이 운영하는 중고품 거래 플랫폼을 안내하고 있다.

지난 9월 ‘에타’에서 옷을 구매한 A(24) 씨에 따르면 “중고 거래는 사기도 많고 걱정되는 부분이 이만저만 아니지만 ‘에타’는 어쨌든 같은 학교 사람이니까 좀 더 신용하게 되는 것 같다”며 학교 온라인 장터를 이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에타’라고 늘 거래가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 4월, A 씨는 공유기 판매 글을 올렸을 때 다수로부터 쪽지를 받고 기분이 상했다고 했다. ‘몇 천 원 더 깎아줄 수 없느냐’, ‘다른 중고카페에선 얼만데 이걸 왜 이렇게 비싸게 파느냐’고 따지는 사람들 때문이다. 심지어 구매를 약속하고 당일 날 연락이 끊기고 ‘잠수를 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불편한 상황을 감수하고도 학생들이 ‘에타’ 장터를 꾸준히 이용하는 이유로는 구매자가 금방 생긴다는 것, 같은 연배의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수요 물품과 공급 물품이 균형을 이룬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중고 거래 이외에도 중고품 대여 사이트도 등장했다. 한림대학교는 ‘한림사물릴레이’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지난달 15일 오픈테스트를 진행했고 지난 1일 공식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기존 중고거래와 다르게 ‘중고대여’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공급자가 자신이 노트북을 가지고는 있지만 당장에 쓸 일이 없다거나 그냥 두기엔 아쉬울 때 이 플랫폼에 등록해 유·무료로 물품을 기한을 정해 제공하는 형식이다.

같은 대학교 학생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에타’의 장점도 그대로 흡수했을 뿐 아니라 사기나 환불 등의 불협화음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는 한림대 재학생에 한해 제공되는 서비스이지만 사업이 활성화될 경우 타 대학이나 춘천시 아파트 단지 등 커뮤니티가 이뤄진 곳을 중심으로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최익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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