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숙 화가, “사라져가는 정겨운 것들을 소재로 작업”

약사ㅓ산책전 세 번째 순서로 이효숙 화가의 전시회가 터무니창작소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을 전공하다 뒤늦게 회화의 길로 들어선 화가는 춘천에 터를 잡고 서울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가 지난 5월부터 약사동 골목을 산책하며 옻한지에 연필로 그려낸 12점을 만날 수 있다. 약사동의 오래된 집, 낡은 창문, 처마, 길가의 꽃과 잡초 등이 흑백사진으로 만든 자그마한 엽서처럼 소박하게 그려졌다.  

이효숙 작가가 애틋한 마음으로 수차례 수정해가며 완성한 ‘빈집’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효숙 작가가 애틋한 마음으로 수차례 수정해가며 완성한 ‘빈집’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2016년 소양로 기와집골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게 인연이 되어 이번 약사ㅓ산책전에 참여했다. 할머니가 쓰시던 물건들이나 사라져가는 정겨운 것들을 소재로 작업을 한다. 그래서인지 약사동의 오래된 집들을 보는 마음이 애틋하다.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면 지금 그대로 남겨지길 바라지만 주민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가볍게 그릴 수 없었다. 처음 손 댄 작품은 <빈집>이었는데 무겁고 복잡한 마음이 들어 몇 번을 다시 그렸다. 5월 초부터 최근까지 애틋한 마음으로 지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며 몇 몇 주민들과도 친해졌다. 덕분에 마지막으로 완성한 <아주 작은 텃밭>은 즐겁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전시회장에는 이웃주민 아주머니도 나와서 사과를 건네며 손님을 응대했다. 이 작가의 작품은 27일(수)까지 만날 수 있다. 이 전시는 문화예술공동체 터무니맹글이 2019 문화적 도시재생사업 ‘도시를 잇는 터무니’의 일환이며 글자 ‘ㅏ’와 ‘ㅓ’가 마주 보는 전시명은 마을과 주민들이 마주 보는 프로젝트라는 의미이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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