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기자
홍석천 기자

지난달 27일 ‘커먼즈필드 춘천’ 개관식이 열렸다. 춘천사회혁신파크의 새 이름이다. 그런데 개관 소식이 들리자마자 영어 사용이 지나치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커먼즈필드는 크게 ‘커먼즈하우스1’, ‘커먼즈하우스2’, ‘커먼즈 루프탑’ ‘커먼즈 스퀘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부적으로 지하에는 ‘컨퍼런스 홀’이 있고 1층에는 ‘카페 WLCM’ 및 ‘편집샵’, ‘아카이빙 힐’, ‘커뮤니티룸’이 있다. 2층에는 ‘코워킹 그라운드’, ‘코워킹 스페이스’, ‘커뮤니티 키친’이 있다. 3층에는 ‘루프탑’이 있다. ‘커먼즈필드 춘천’ 상세 안내도에서 한국어 안내는 ‘남자화장실’, ‘여자화장실’, ‘회의실’, ‘창고’, ‘운영사무실’, ‘출입구’가 전부였다.

센터 측에도 나름의 변은 있다. 28일 행사의 한 꼭지로 열린 ‘커먼즈필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토론회에서 박정환 센터장은 “대기업과 경쟁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자면 ‘힙(hip)’하고 ‘핫(hot)’하고 ‘트렌디(trendy)’하게 가야했다”고 밝혔다. 좋은 의견이다. 그런데 문제는 영어 사용이 과연 ‘힙’하고 ‘핫’하고 ‘트렌디’하냐이다.

아마도 가장 ‘힙’하고 ‘핫’하고 ‘트렌디’한 감각을 빨리 수용하는 곳 중 하나는 가요계일 것이다. 과거에는 분명 ‘H.O.T’, ‘S.E.S’부터 시작해서 ‘베이비 복스’, ‘디바’, 쥬얼리‘, ‘원더걸스’ 등 영어이름 일색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소녀시대’, ‘마마무(옹알이 소리)’, ‘구구단’, ‘소나무’, ‘풍뎅이’, ‘우주소녀’, ‘공원소녀’ 등등 많은 그룹의 이름이 한국어로 지어졌다. 애국심이 아니다. 한국어가 더 ‘힙’하고 ‘핫’하고 ‘트렌디’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현재 가장 ‘힙’하고 ‘핫’하고 ‘트렌디’한 캐릭터는 펭수이다. 뭔가 촌스러우면서도 웃기고 젊은이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힙’하고 ‘핫’하고 ‘트랜디’한 음식은 ‘국밥’이다. 유래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 먹을까?”라는 물음에 “그거 먹을 바에야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먹고 말지”라고 답하는 젊은 사람들의 문답은 한창 유행이다. 커먼즈센터 1층 ‘카페 WLCM(‘웰컴’이라고 읽어야 한다)’과는 느낌이 너무나 다르다. 무엇이 진짜 ‘힙’하고 ‘핫’하고 ‘트렌디’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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