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생이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려면 돌아가게 돼 아쉽다”
강원대~남춘천역 8분…“교통비 부담 줄어”
기다림 30분, 한파 속 배차간격 문제 여전

지난 6일 강원대 캠퍼스와 한림대 앞을 통과하며 일명 청춘노선이라 불리는 간선 300번 노선을 체험하기 위해 10시 50분 강원대하교 백록관 정류장으로 나섰다. 날이 몹시 추웠지만 금요일이었기 때문인지 남춘천역으로 가기 위한 학생들이 이미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11시 20분에 버스가 도착했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 30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청춘버스에 탑승했다. 다른 청춘들은 30분도 더 기다린 셈이었다.

남춘천역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8분. 기다리는 데 걸린 시간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버스가 남춘천역에서 남부초등학교와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순환 코스를 한 바퀴 돌아 다시 남춘천역에 도착하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올라탄다. 

금요일, 춘천으로 오는 학생들이 거의 없는 요일임에도 학생으로 보이는 이가 있어 말을 걸어봤다. 강원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태헌 씨로 그는 종종 해당 버스를 이용한다고 했다. 불편한 점으로는 버스를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점을, 좋은 점으로는 학교와 역 사이를 단시간에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기자의 인터뷰에 응해준 대학원생 태헌 씨는 300번 버스를 종종 이용한다.
기자의 인터뷰에 응해준 대학원생 태헌 씨는 300번 버스를 종종 이용한다.

버스는 다시 강원대 캠퍼스로 향했다. 그곳에서 태헌 씨를 내린 버스는 팔호광장과 한림대, 인성병원을 거쳐 종점인 춘천역에 도착했다. 청춘버스가 남춘천역에서 두 대학을 거쳐 춘천역까지 가는 데 소요된 시간은 28분이었다. 

종점인 춘천역에서 사람들이 모두 내리자 버스는 당간지주 방면으로 달려간 뒤 우회전을 하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왕 어딘가 차고지로 갈 거라면 그 구간까지 노선으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겨났다.

한편 청춘노선을 두고 주 이용객인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기자에게 전달됐다. 한 학생은 “청춘노선 신설 이전에는 역에서 학교까지의 통학 교통수단이 택시뿐이었지만, 이제는 학생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춘천 토박이라는 한 강원대 학생 역시 앞선 평가에 동의했다. “다만 춘천 사람들이 주로 이용했던 강대후문으로 가는 노선이 사라져, 춘천 사람들로서는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도 덧붙였다. 춘천역에서 한림대까지 오갈 때 늘 청춘노선을 이용한다는 한 한림대 학생도 “춘천역에 오는 300번 버스의 배차간격이 20분에 달하긴 하지만, 기존 12번 버스에 비해 배차간격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노선 개편 이후 한림대 학생이 시외버스터미널로 갈 때에는 돌아가게 되어 아쉽다”고 했다.

많은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것처럼, 청춘노선 구간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였다. 한겨울에도 실내공간이나 온열의자 하나 마련돼 있지 않은 지주식 승강장에서 30분 이상을 기다릴 바에야 학교에서 역까지 걸어가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버스정보안내기에 교통카드를 대면 잔액이 표시되지만, 강원대 백록관 정류장의 안내기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심지어 백록관 정류장에는 해당 정류장의 탑승객들과는 상관이 없어 보이는 엉뚱한 ‘춘천역 버스 출발 시간표’가 붙어있기도 했다. 기자의 체험은 400번 노선으로 이어진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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