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친화도시 지정됐지만, 더 많이 준비하고 노력해야

여성친화도시로 신규 지정된 것에 대해 춘천시는 보도자료에 ‘쾌거’라는 단어를 썼다. 그러나 여성친화와 관련하여 춘천이 가야할 길은 멀어보인다. 당장 여성을 위한 안전환경 조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런 현실을 들여다 보기 위해 여기 두 개의 관련 기사를 함께 실어본다. - 편집자 주

춘천시 여성친화도시 지정

지정은 ‘상징적’…중요한 건 ‘사회적약자 배려’

춘천시가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시정부는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16일) 여성가족부가 지정하는 여성친화도시에 신규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내년 1월 29일 여성가족부와 여성친화도시 지정 협약을 맺음으로써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의 지정기간을 시작한다고 했다.

이번 여성친화도시 지정 심사는 27개 신청 지자체를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신규 지정은 춘천시를 포함해 10곳, 재지정은 4곳이었다.

여성친화도시는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지역 정책에 참여하고 여성의 역량 강화는 물론 여성에 대한 돌봄, 안전이 구현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운영하는 곳을 말한다.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면 재정적 지원은 없지만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 구현을 위한 컨설팅을 지원받고 공무원·시민 대상 교육, 공모사업 응모 시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시정부는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성 평등 정책 추진 기반 구축’, ‘여성의 경제·사회 참여 확대’, ‘지역사회 안전 증진’, ‘가족 친화 환경 조성’, ‘여성의 지역사회 활동역량 강화’의 5가지 목표를 설정했으며, 5년간 약 2천6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시는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네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성 평등 기반 구축이다. 성인지 향상 직원교육을 확대하고 여성친화도시 역량강화 교육, 성별영향평가 분석 강화가 그 내용이다. 둘째는 여성의 경제, 사회 참여 확대다. 춘천여성 새로일하기센터와 열린 어린이집 보조교사 지원, 어르신 일자리 제공, 여성 일자리 창출 협동조합아카데미 운영이 그 방안이다. 셋째는 안전 환경 조성이다. 여성의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 여성안전 방범용 CCTV 확대, 우리 동네 마을 안전지킴이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넷째는 가족친화 환경 조성이다. 춘천시육아종합지원센터 운영과 교동 가족친화적 도시재생 활성화, 어린이 모험 놀이터 조성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정부 관계자는 “여성친화도시에서 말하는 여성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상징적 의미로 아동이나 청소년, 장애인, 노인에 대한 배려를 모두 포함한 개념”이라며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만큼 앞으로 사회적약자 친화도시 조성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천 기자

여성안심귀가 동행서비스…무엇이 문제일까?

사업비 888만 원에 이용은 겨우 ‘1건’…73건의 원주와 비교돼
행사장 및 길거리 홍보 6회…서비스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해’ 

2019년 여성 안심귀가 보안관 동행서비스 결과보고회가 지난 18일 춘천 베어스호텔에서 열렸다.

강원도는 심야에 귀가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범죄 예방을 위해 2018년부터 ‘여성 안심귀가 보안관 서비스’를 시범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늦은 시간 귀가하는 여성들이 여성 긴급전화 033-1366으로 보안관 동행 서비스를 신청하면 집까지 보안관과 함께 귀가하는 서비스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 10시에서 새벽 1시까지 시행된다. 

여성 안심귀가 보안관 동행 서비스로 야간 순찰을 하면서 홍보하고 있는 춘천지역 보안관들의 활동 모습. 사진 제공=강원도
여성 안심귀가 보안관 동행 서비스로 야간 순찰을 하면서 홍보하고 있는 춘천지역 보안관들의 활동 모습.       사진 제공=강원도

춘천의 경우, 여성 안심귀가 보안관 동행 서비스에 올해 배정된 예산 1천4백만 원 중 888만 원(75%)을 사용했지만 동행서비스를 이용한 시민은 고작 1회 2명에 그쳤다.

이러한 실적은 73건(98명)의 동행서비스를 진행한 원주와 12회(14명) 진행한 강릉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결과다.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보안관은 20여 명으로 비슷하다.

강원대 인근 원룸 밀집지역의 셉테드.
강원대 인근 원룸 밀집지역의 셉테드.

동행서비스 실적이 73건으로 가장 높은 원주는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서비스를 도맡아 운영해 마을안전보안관과 주민들의 협업으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참여한다. 1조에 7~8명의 보안관을 배치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한다.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주1회 보안관 교육과 월1회씩 평가회를 갖고 한국방재안전교육협회의 안전교육, 장비 지원을 받는 등 외부자원도 활용했다.

체계적인 운영시스템과 서비스 운영 매뉴얼 구축으로 성과를 얻은 원주와 달리 춘천은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하고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춘천의 여성 안심귀가 보안관 동행 서비스의 운영은 춘천시여성단체협의회가 맡았다. 거의 대부분의 활동을 대학가 원룸 및 주택 밀집 지역에서 했다. 홍보와 취약 지역 순찰을 247회한 것이 주요 활동이었다. 이밖에 닭갈비 축제 등 행사장 및 길거리 홍보(6회)를 진행했다고 하지만 한정된 지역에서 주로 서비스를 하다보니 이런 사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시민들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여성의 안전 환경  조성 등을 해야 하는 여성친화도시를 내년부터 운영하는 춘천시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성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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