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토)까지 약사동 터무니창작소에서

‘다시-ㅁ’전시회장에 들어서면 알루미늄 주조로 만든 커다란 옛날 확성기가 천장에 매달려 있는 진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시-ㅁ’은 약사동에서 터무니맹글이 진행하고 있는 문화적도시재생사업의 다양한 시각예술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다시 마음을 담다”라는 의미이다. 4명의 예술가들이 약사동 재생지역에서 쓸모없게 되거나 버려진 것들에 마음을 담아 재해석해서 7점의 작품으로 만들었다. 

류재림 작가는 <Back to the time>을 선보였다. 오랜 세월 동안 높은 기둥에 매달려 있다가 쓸모를 다해버린 낡은 확성기가 예술작품으로 변신했다. 확성기는 명주실에 매달려 있고 노래 <청춘>, <봉우리>와 약사리 어르신들의 인터뷰가 흘러나온다. 류 작가는 “명주실은 옛날에 맥을 짚을 때 사용하던 실이다. 서로 다른 곳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이다. 이 지역의 다양한 소리와 과거·현재 이야기를 다른 이들에게 옛날 스피커를 통해 전하려고 한다. 도시 발달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그리고 변해가는 방향은 옳은가? 명주실과 스피커를 통해 과거를 들여다보고 싶었다”라고 의미를 들려줬다.

이재복 작가의 <MIXED TABLE>은 조형적 놀이의 결과물이다. 이 작가는 “예전 작업에서는 쓰지 않았던 소재와 방법 그리고 생각들을 이용해서 놀이하듯이 표현했다. 일종의 조형적 놀이다.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가 될지 미리 계산한 건 아니었다. 모양을 갖춰 가다 보니 기이하고도 재미있는 모양의 테이블로 완성됐다. 작업 자체가 재밌는 놀이였다”라고 말했다.

배요한 작가는 버려진 창틀과 유리 등을 이용해서 스테인드글라스 <물건의 기억>을 선보였다.  “모든 물건은 기억을 담고 있다. 버려진 창틀도 마찬가지다. 기억은 단일한 이미지가 아니라 분열되고 조각난 이미지로 남는다. 사람들은 버려진 창틀 넘어 감나무를 보았을 것이다. 그 풍경을 표현했다. 또 약사동 망대에 대한 기억의 조각들을 스테인드글라스로 표현했다.”

신리라 작가는 약사리에서 버려진 폐가구의 조각들과 헌 목재를 이용해서 탁자와 장식물을 만들었다. <역사가ㅎ운>, <집에서 나와서 다시 집이 된 사물>, <할아버지를 위한 탁자>인데 바로 가져가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정겹고 소박한 작품들이다. 

‘다시-ㅁ’ 전시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춘천시의 후원으로 터무니창작소(약사동 94-5)에서 오는 28일(토)까지 열린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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