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성친화도시 말이나 규정만으로는 의미 없다
[사설] 여성친화도시 말이나 규정만으로는 의미 없다
  • 춘천사람들
  • 승인 2019.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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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도 드디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을 받았다.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여성친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올해 초 ‘춘천시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입법 예고 한 지 거의 1년이 된 시점이다. 조례제정은 3월7일에 됐으니 이 날을 기준으로 하면 약 9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그간 조례에 근거해 지난 5월에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 발대식도 가졌다. 17명의 시민을 위촉하면서 ‘생활불편사항에 대한 모니터링 및 개선사항 제시’,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추진 및 홍보’ 업무를 의뢰했다. 6월에는 여성친화도시 계획수립용역의 중간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조례가 의무로 정하고 있는 ‘여성친화도시 조성 중장기 계획’도 수립했다. 이들 업적을 적어 9월에는 여성가족부에 여성친화도시 지정 신청을 했다.

이제 내년 1월 여성가족부와 여성친화도시 지정 협약을 맺게 되면 춘천시는 여성친화도시라는 이름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게 됐으니 크게 환영할 일이다. 여성을 차별하는 도시는 결코 인간을 따뜻하게 안을 수 없는 도시인만큼 중앙정부가 인정하는 여성친화도시가 되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강원도에서 2010년 강릉이 시작한 것을 필두로 원주, 동해, 정선, 영월, 횡성 등 이미 6개가 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이미 90개 가까운 시군이 하고 있는 만큼 춘천도 안 할 수 없어 한다는 식이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 예산만 낭비하는 일도 문제지만 더 큰 일은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이 주는 교육적 효과다. 말로는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그와 다르거나 심지어 역행하는 일까지 저지른다면 이를 보는 미래 세대에게는 여성친화가 아주 거추장스러운 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만, 혹은 사회적 강자만 누릴 수 있는 사회는 자신이 지닌 잠재역량을 100%로 발휘하지 못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친화를 하는 척 시늉만 하거나 그렇게 하도록 방기한다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태다.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난 18일 춘천베어스 호텔에서 ‘2019년 여성 안심귀가 보안관 동행서비스 결과보고회’의 내용은 춘천의 여성친화 노력과 관련한 우려를 지울 수 없게 한다. 강원도가 예산을 써서 강릉, 원주, 춘천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이 서비스의 결과보고에 따르면 춘천의 성과는 많이 실망스럽다. 지원금 1천4백만원 가운데 8백80만원만 썼다는 보고에서 이미 많은 것을 설명하고 있듯이 여성친화를 위한 열정이 크게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춘천의 해당 조례에는 제8조 3호를 통해 여성친화도시가 되기 위해 해야 할 일로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를 조성하도록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런 조항과는 어울리지 않게 올 한해 춘천여성단체협의회가 진행한 ‘안심귀가 동행서비스’는 단 한 건의 실적만 보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요청한 2명의 여성과 함께 2명의 여성 보안관이 ‘한림대 입구에서 한림대 앞 길 건너 원룸’까지 동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시범지역인 원주는 같은 기간 73회(93명)나 서비스를 시행했다. 동행 보안관도 남성과 여성을 합쳐 7~8명에 달했다. 춘천시의 내년 예산도 여성친화라는 명목을 달고 책정된 항목은 교육비 450만원이 전부라고 한다. 여성가족부가 요구하는 관련 사업 예산은 마련이 돼 있다고는 하나 실제로 잘 운영하는지는 춘천시민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잘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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