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평] 하수처리장 이전, 공론화가 먼저다
[이슈논평] 하수처리장 이전, 공론화가 먼저다
  •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 승인 2019.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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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최근 춘천시는 8천여만 원을 들여 ‘물의 도시 봄내’ 조성을 위한 관련 용역에 착수했다. 지난 4월 이재수 시장이 밝힌 6개 권역의 개발계획 중, 4개 권역의 현황과 개발방향, 타당성 등을 분석하는 용역이라고 한다. 4월의 초안만 보면 전반적으로 보완하거나 재검토해야 할 내용이 많지만 이번에 포함된 권역 중 가장 큰 문제는 근화동의 호텔-먹거리 타운이다. 호텔사업은 중복이고, 향토먹거리는 기존 상권과의 충돌, 푸드트럭존은 현실 인식이 있는 것인지 의아스럽다. 급조된 계획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부실한 사업계획이 아니라 이 사업이 하수종말처리장의 이전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물의 도시 봄내’ 조성 계획이 발표된 당시부터 공론화 과정 없이 시장 독단으로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하수종말처리장 이전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후 춘천시는 하수처리계획수립 관련 용역이 완료되는 12월 이후 공론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4개 권역 사업 용역에 근화동을 포함시킨 것은 공론화 과정과는 상관없이 하수종말처리장 이전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춘천경실련과 지역 시민사회가 하수종말처리장 이전에 무조건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단일 사업으로는 시 개청 이래 최대 사업이 될 수밖에 없는데도 충분한 검토 없이 민간자본으로 갑작스럽게 추진되고 있는 사업 방식에 반대하는 것이다. 

우선 ‘하수종말처리장이 노후화 돼 사용할 수 없는가? 현 위치에서는 증설이 불가능한 것인가?’ 질문에 답해보자. ‘아니다’가 정답이다. 언론보도를 찾아보라. 지난 4월 이전에는 하수처리장 이전이 논의된 바 없다. 심지어 현 부지에서의 증설을 위해 국비확보까지 해둔 상태다. 노후화됐다고는 하나 당장 가동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반증이다. 

주변지역의 민원이 극심하다? 악취저감사업 이후 관련 민원은 거의 없고 선정된 각 지점별 악취 측정 결과 역시 정상이라는 것이 춘천시의 공식적인 설명이다. 민원 때문이라면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전 대상지역 주민의 반발은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도 있어야 한다.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 있더라도 갈등을 피할 수 없는데, 공론화도 없이 이전을 기정사실화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민자 3천억, 나서는 사업자가 고맙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데 민간 기업이 나서 주면 고마운 것이 아니냐는 황당한 발언이 시는 물론 의회에서도 나왔었다고 한다. 사업비 3천억 원은 인구 153만 명인 대전의 경우를 유추한 것으로 비율로 따져 봐도 과도하다. 이자는 물론 운영비와 하수처리비용의 증가분까지 고려하면 이 사업은 30년 기준으로 조 단위에 이를 수 있다.

그리고 춘천시환경공원 위탁 문제에서는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시 공무원이 직접 관리하는 하수종말처리장은 민영화 하겠다? 향후 30년이 걸린 문제이니 만큼 신중해야 함에도 시정 철학이 이렇게 사안에 따라 오락가락해도 되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정리하면 이전이 정말로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규모가 적정한지, 시가 장기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좋은지, 민자로 하는 것이 좋은지, 이전 대상지 주민과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터놓고 얘기를 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한 논의 없이 이전을 기정사실로 하고 짜 맞추기 식 용역과 공론화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 이상 미룰 것이 없다. 춘천시는 시민 앞에 투명하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검증의 장에 즉각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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