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황금돼지띠 기해년을 마무리하고 2020년 경자년을 맞이하는 이 때, 춘천시민들은 올 한해를 어떻게 보냈을까요? 남녀노소, 학생부터 춘천에 사는 외국인까지 춘천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올해 여러분들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면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힘차게 도약하는 새로운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새해에도 《춘천사람들》과 함께 복 많이 받으세요.

성다혜 기자

(오른쪽)
(오른쪽)

안상현(18, 장학리)

“청소년을 위한 문화·체육 시설 늘어나야”

안녕하세요. 저는 강원사대부고 2학년 안상현입니다. 올해 저는 학업과 수행평가, 대회 참여 등 알차게 보내기는 했습니다만 너무 힘든 1년이었습니다. 앞으로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지,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느껴지는 절망에 어떻게 길을 밝혀 나가야할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된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인간은 크게 3종류(여자, 남자, 고3)로 나뉜다고 했나요? 내년은 이제 학생의 끝을 달리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되어 대학 진학을 위해 매진하는 한 해가 되겠지요. 모두가 알고 있듯이, 험난한 여정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만큼 저의 목표는 확고합니다. ‘나의 일상이 억압된 만큼 그 안에서 재미를 찾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다짐으로 1년을 잘 해쳐나가고 싶습니다.

올해 춘천에도 많은 행사들이 있었는데요, 도청로에서 진행된 마임축제의 시작, 아수라장이 가장 인상 깊었고, 정말 재미있게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더운 여름에 물을 뿌리고, 서로서로 춤을 추고 물을 맞고 하나가 돼 화합하는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열광의 도가니로 몰입할 수 있었던 경험을 만들어 줬기에 가장 좋았던 행사였습니다. 

그런데 춘천에는 청소년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아직 많이 있습니다. 먼저 청소년을 위한 문화·체육시설이 부족합니다. 학생들의 체육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독일에서도 체육시간을 보장하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체육시설을 마련해둠으로써 체육 활동을 하도록 권장합니다. 반면, 우리는 청소년을 위한 시설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소년을 위한 문화·체육 시설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미인(54, 퇴계동)

“새해엔 영동 산불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기를” 

나는 춘천에서 학교를 나와 춘천에서 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고 배드민턴을 좋아하고 청소년들과 이웃을 위한 봉사와 평화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는데요, 정치와 이념으로 인해 국민이 반으로 갈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많이 안타깝기도 했고 속초와 영동권 산불로 인해 많은 피해를 받은 분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새해엔 그 분들의 피해가 조속히 보상되길 바랍니다.

내년에는 한반도 평화 통일을 이루는 일에 동참하고 세계평화의 일에 마음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후손들에게 평화를 물려주는 일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춘천은 애국자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많은 충절의 고장입니다. 여러 가지 사업과 활동들도 많지만 독립운동가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의 발자취와 정신을 후손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자맛 라쉬도브(22, 효자동)

“친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출입국 사무소”

안녕하세요. 저는 우즈베키스탄 사람 아자맛입니다. 제2의 고향인 춘천에서 2년 동안 살았습니다. 올해는 한림성심대학교 한국어센터를 졸업해서 아쉬움과 설렘이 있는 한해였습니다. 가족 같았던 친구들과 헤어져서 아쉽지만 서로 다른 학교, 도시로 자신의 꿈을 찾아갔기에 기분은 좋습니다. 저도 한림성심대학교에 입학해서 드디어 배우고 싶었던 디자인을 공부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올해 처음 시작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전공 공부가 어려워서 학점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내년에는 영어공부도 시작하고 학점을 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할 겁니다. 디자인과 그림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관련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해요. 여름에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보러 본국에도 잠시 다녀오려고 합니다.

저는 서울보다 춘천이 좋습니다. 올해 초 한국어 센터에서 춘천 이화원으로 소풍갔을 때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제가 자연과 꽃, 나무를 좋아하는데 춘천의 아름다운 식물들에 대해서 배울 수도 있었고 멋있는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었습니다. 춘천은 경치가 좋고 복잡하거나 시끄럽지 않아서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춘천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한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축제에서 행사가 가끔 있는데, 다른 외국인들과 교류하는 시간도 적고 어쩌다가 한번 있는 행사이기 때문이죠. 더불어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과도 교류할 수 있는 행사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요즘은 출입국 관련 법률이 강화되어 비자연장이 쉽지 않습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모든 서류를 준비해서 비자 연장을 하러 출입국 사무소에 가면 외국인이라서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한국어가 저희에겐 외국어라서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친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이 출입국 사무소입니다. 업무가 많아서 바쁜 것은 알겠지만 같은 사람으로 모욕을 당하는 건 참을 수 없습니다. 출입국 사무소에 방문하는 사람이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었으면 이렇게 대우할까요? 병원, 편의점, 은행은 외국인에게 친절한데 사람들이 안본다고 그러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서비스 부분은 개선되어 춘천이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필자의 카톡 프로필 사진. 사진 속 건물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미담투소(밀랍 인형박물관).
필자의 카톡 프로필 사진. 사진 속 건물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미담투소(밀랍 인형박물관).

서진희(25, 후평동)

“다양한 연령대가 어울릴 수 있는 소통 창구가 생겼으면”

저는 강원대를 다니고 있는 25살의 청년이에요! 조금 늦은 나이에 대학교에 들어와 열심히 꿈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저에게 도전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생활패턴, 다른 인간관계, 다른 계획으로 가득 찼던 시간을 돌아보니, 올해는 제게 ‘새로운 한해’였죠. 반복되던 생활 루틴을 벗어나 도전적이고 즉흥적인 일들로 가득했어요.

제게 있어서 청춘이란, 도전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새해에는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나이가 어떻든 누구나 해보고 싶은 것을 실천으로 옮긴다는 것이 ‘젊음’이 아닐까요? 저는 그런 젊음을 맘껏 펼쳐내는 한해를 만들고 싶어요. 더불어, 그런 힘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손 잡아주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춘천에는 올해 유독 청춘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많았던 것 같아요! 춘천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린 연말 커뮤니티 행사도 참여하면서 문화교류도 하고, 다양한 영화제에도 가보면서 견문을 넓혔죠. 틈틈이 춘천에서 열린 공연이나 음악회가 바쁘게 지나가는 생활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었죠. 제게는 특별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더욱 춘천이 문화의 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앞으로 춘천이 조금 더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을 위한 복지가 다양해지면 좋겠어요.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어울리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임영규(좌), 심광섭 씨,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인사했다.
임영규(좌), 심광섭 씨,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인사했다.

임영규(86, 우두동)  심광섭(87, 근화동)   

“시청 근처 경로당엔 어르신들이 잘 가지 않아, 왠지 알아?”

우리 모두 8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야. 내년에는 모두 다 건강했으면 좋겠고 사회가 시끄럽지 않고 안전했으면 좋겠어. 데모를 하지 말고 서로 평화를 위해서 노력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주로 할 일이 없거나 친구들을 만나고 싶을 땐 지하상가에 나와. 그런데 여기 계신 어르신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는 사람은 한명도 없어. 여기 앉아 있다가 물 좀 마시고 싶으면 근처 가게 정수기에서 물을 얻어 마시는데 얼마나 푸대접을 하는지 몰라. 그래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수기를 여기에도 설치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지하상가 의자를 보면 나무로 만든 의자가 다 낡아서 찔려서 앉을 때도 아프고 옷도 다 망가져. 이런 문제를 지하상가운영위원회에게 말은 했지만 고쳐줄 수 없다고 하던데. 어르신들의 편의를 위해 이런 부분들은 좀 고쳐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시청 근처 경로당은 떠들지도 못하는 분위기라서 어르신들이 잘 가지 않아, 알고 있었어? 시청 공무원들은 왜 어르신들이 안 가는지 좀 파악을 해서 시정해줬으면 좋겠지만 그런 공무원들이 없어. 그래서 시청 근처에 모든 어르신들이 갈 수 있는 큰 복지관이 하나 생겼으면 좋겠고 재정적으로 어려운 사람도 많으니 물건 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어. 제일 중요한 건, 이웃들끼리 서로를 섬기고 봉사하며 기본적인 예절로 서로 인사하는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

  

 

박지혜(35, 효자동)

“춘천은 문화생활이 부족하고 청년이 놀만한 데가 없다”

춘천에서 살고 있는 박지혜입니다. 올해는 버티기를 위한 숨 돌리는 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돌아보면 인내와 기다림의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모험을 해볼 수 있는 계기를 스스로에게 주고 싶습니다. 이직이나 여행이나 파격적인 염색이나 신차 구입 등을 시도해보려고요. 춘천은 다 좋지만 문화생활이나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이 없어서 새로운 곳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젊은이들이 놀만한 데가 없어요. 

 조민희(29, 석사동)

 “내년에는 자격증 취득해 이직할 계획”

춘천에 사는 조민희입니다. 저는 올해 29살인데요, 20대의 마지막이 시작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대가 되어가고 있네요. 안 해봤던 일들도 해봤고 못할 것 같았던 일들도 이뤄낸 보람찬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뒤돌아보면 비록 힘들었지만 감사한 한해였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달려오다가 몇 달 주춤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잘 보낸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자격증을 취득하여 이직할 계획입니다. 춘천에는 올해 협동조합의 여러 행사를 진행했는데 좋은 평을 받은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청년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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