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문화도시 춘천, 시민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기자의 눈] 문화도시 춘천, 시민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 박종일 기자
  • 승인 2020.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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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일 기자
박종일 기자

새해가 시작되기 직전 춘천이 제2차 문화도시 조성계획의 ‘예비 문화도시’로 승인을 받았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제 춘천은 2020년 한 해 동안 예비 사업을 진행하고 연말에 최종심사를 거쳐 2021년부터 ‘법정 문화도시’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하지만 할 일이 많다. 시의 비전대로 ‘시민의 일상이 문화가 되고 문화적 삶이 보장되는 문화도시’가 되려면 시민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근 취재 중에 눈에 띄는 두 전시회가 있었다. ‘터무니창작소’에서 지난 연말에 열린 약사 도시재생 지역 주민들의 민화전시회 ‘집들이’와, 복합문화공간 ‘파피루스’에서 현재 열리고 있는 사진 전시회 ‘우리 모두의 고양이’가 그것이다. 유명한 예술가가 참여하지도 않았고 작고 소박한 전시회지만 관람객이 많아서 놀랐고, 창작주체로 나선 시민들의 열기가 높아서 놀랐다. 참여한 시민들 각자가 스토리를 갖고 있고 애정 있는 분야라서 큰 홍보가 없었음에도 전시회장은 활기가 넘쳤다. 문화도시 조성 관계자들이 보고 배울만한 기획이다.

한림대 사회학과 학생들이 문화재단과 협력해서 만든 ‘춘천 문화지도’도 눈에 띈다. “문화도시를 표방하지만 정작 어디서 즐겨야 할지 모르겠다”는 시민들의 볼멘 소리를 듣고 화답한 프로젝트이다. 먹고 보고 즐길 수 있는 명소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춘천을 즐길 수 있다.

성공한 문화도시가 되려면 좋은 시설과 실력 있는 예술가 등 필요한 것들이 많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시민들이 문화를 즐기고 직접 실행하는 것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정책이다. 중앙에서 영입된 축제관계자나 전문가들은 큰 그림을 그리는 데는 수월하지만 지역의 정서와 특징은 잘 모른다. 이 시대의 대중은 관심과 취향이 세분화되어서 큰 덩어리로 묶어내기 쉽지 않다. 때문에 대형 축제를 열고 사람을 모으는 고전적 방식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시민들과 밀접하게 지내는 작은 복합문화공간의 대표들과 각종 예술동호회 회원들로부터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도시 만들기에 대한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춘천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은 정작 즐길게 없다”는 말이 반복된다면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다 한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모쪼록 관계자들이 좀 더 발품을 팔고 귀를 열기 바란다. 그래서 올 연말 ‘법정 문화도시’에 최종 선정됐을 때 시민들이 먼저 반기며 활짝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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