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면 발래골식당

새해 정초부터 흰 눈이 펑펑 쏟아졌다. 하얗게 내리는 눈 덕에 온 세상이 순백의 아름다움으로 변했다. 들판을 바라보고 있자면 마음도 하얘진다. 바야흐로 겨울 한복판이다. 이럴 때면 늘 그렇듯이 겨울 스포츠인 스키가 생각난다. 춘천 가까이에 스키장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서울에선 멀리 1, 2 시간정도 차를 타고 가서 즐기는 스키나 보드를 20분 내의 환경에 가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서울의 친구들에게 엄청 부러움을 사는 일이다. 

정면 주차장에서 올려다 본 발래골식당 입구

강촌의 스키장을 오가다 보면 눈에 띄는 식당이 있다. 강촌의 유명한 매운탕 집 ‘발래골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억새꽃 흐드러진 강가에서 경치를 즐기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한번 놀랐고, 손님이 계절 상관없이 꾸준히 많이 찾는 것에도 놀랐다. 

더욱 놀라운 것은 메기매운탕의 맛이다. 고소한 국물이 일품이다. 여기서 그치치 않는다. 수제비도 넣어 많디 많은 양의 매운탕을 국물하나 안남기고 다 먹어치우는 ‘우리’도 놀랍다. 

벌써 20년 넘게 이곳을 다니고 있다. 사실은 억새 필 무렵부터 소개하려던 집이었는데 겨울 스키시즌에 맞추려고 일부러 늦췄다.

발래골 매운탕 집의 반찬상은 아주 평범하다. 담군 김치와 깍두기, 참나물무침, 콩나물무침, 젓갈 등이 차려지지만 다 상관없다. 메인은 메기매운탕이다. 오랜 세월을 느끼게 하는 옛스런 냄비에 부추를 듬뿍 얹어 나온 메기 매운탕이 골고루 익혀져 나온다. 바로 먹을 수 있지만 조금 참고 수제비를 하나씩 건져 먹으면 그동안 고기에서 맛나게 우러나온 육수가 더욱 고소하고 맛깔스럽게 변한다. 여기에 민물 새우를 듬뿍 넣으면 감칠맛까지 더한다. 수제비 추가는 2천원이다. 

‘발래골식당’의 메인 메뉴 메기매운탕과 반찬상
‘발래골식당’의 메인 메뉴 메기매운탕과 반찬상

메기매운탕 2인분을 주문하면 냄비 가득 큰 메기 3마리가 얹혀 나온다. 일단 어두일미라 했다. 머리부터 아주 조금씩 붙어있는 살을 해치우고 몸통꼬리 순으로 먹는다. 다 아시겠지만 메기는 아주 기름진 고기라서 국물이 아주 고소하고 착착 감기는 맛이 있다. 고기를 다 해치우고 나서 이제 밥에 손이 간다. 매운탕 국물과 함께 밥을 먹다보면 국물도 밥도 게 눈 감추듯 없어진다. 덕분에 내 배도 남산만 해진다.

발래골식당은 민물매운탕과 붕어찜, 다슬기 등 민물에서 볼 수 있는 음식을 판매한다. 연중무휴로 영업을 한다.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그래서 아침 일찍 이곳을 찾기도 한다. 

도착하는 대로 바로 메기매운탕을 먹으려면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발래골식당
남산면 북한강변길 964 ☎ 261-4865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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