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는 사람이 죽으면 마지막으로 타는 이동수단이다. 옛날 사람들은 단순히 죽은 사람의 육체만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혼이 함께 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여는 대단히 화려하게 만든다. 평범한 사람들도 저승 갈 때는 누구보다 호사스럽게 보내드리기 위한 목적이다.

현재 춘천시에 있는 상여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청풍부원군 김우명의 상여다. 조선 숙종 대에 만들어진 이 상여는 현재까지 남아 있는 상여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모양이 잘 보존되어 있어 당시 궁중에서 쓰던 상여인 대여(大輿)의 구조를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아 1982년 중요 민속자료 제120호로 지정되었다.

사진 제공=국립춘천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에 가면 만나볼 수 있는 청풍부원군 상여.      사진 제공=국립춘천박물관

부원군이란 직함에서 알 수 있듯이 김우명은 조선 현종의 장인이자 숙종의 외조부이다. 김우명의 묘역도 또한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데, 묘역 조성과 관련하여 재미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김우명이 세상을 떠나자 숙종은 장례비와 상여를 하사하고 춘천 신남 부근의 묘터를 정해주었다고 한다. 명당으로 알려진 곳인데 숙종이 특별히 쓰도록 한 것이다. 

김우명의 상여를 싣고 서울에서 북한강을 거슬러 올라오던 배가 춘천 서면 안보리 부근에 이르자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불고 상여의 명정이 부러지면서 바람에 휩쓸려 산 쪽으로 날아갔다. 산에 올라 부러진 명정을 찾아들고 뒤를 보니 그야말로 천하의 명당이었다. 그래서 신남까지 가지 않고 그곳에 시신을 모시기로 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김우명의 조카인 김석주가 기록한 실제 이야기는 전설과 다르다. 먼저 세상을 떠난 김우명의 부인을 이미 이곳에 안장했다가 김우명이 세상을 떠나자 부인과 합장한 것으로 되어 있다. 김우명의 시신을 태우고 왔던 상여는 묘역에 곳집(상여와 그에 딸린 제구를 넣어 두는 초막)을 짓고 보관하여 오다가 춘천박물관이 개관하면서 박물관으로 옮겨 보존되고 있다.

춘천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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