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했던 시설비 사업은 주민숙의 편익사업으로 구분
“주민총회, 주민 참여의 마을축제로 만들 것”

2020년 주민자치회의 밑그림이 소개됐다.

지난달 29일 바이오진흥원3동 대회의실에서는 25개 읍·면·동 주민자치회 관계자 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2020년 주민자치 활동 공유 간담회’가 열렸다.

유성철 마을자치담당은 “작년 시범적으로 시작한 주민자치회가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 신북읍의 경우 주민 6%가 참여해 전국적으로 순위권에 들 정도의 참여율이었다. 처음치고는 잘됐다는 것이지만 진정한 주민자치가 되기 위해 조금 더 발전된 방향을 고민할 때다”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작년 주민자치회 추진경과를 설명한 후 2020년 춘천시 주민자치회 지원계획이 소개됐다. 

먼저 작년에는 8개 읍면동(신북읍, 근화동, 후평1동, 후평2동, 석사동, 퇴계동, 강남동, 신사우동)이 주민자치회에 참여했지만 올해는 7곳을 더 추가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1988년 지방자치법이 부활한 이래 지난해 9월 3일 춘천에서 처음열린 후평2동 주민총회 모습. 사진=《춘천사람들》 DB.
1988년 지방자치법이 부활한 이래 춘천에서 처음열린 주민총회. 지난해  9월 3일 후평2동 주민이 모여 개최한 주민총회 모습이다.       사진=《춘천사람들》 DB.

다음으로는 사업성격별로 마을 계획이 구분돼 추진된다. 지난해에는 보조금과 시설비의 구분이 애매모호해 주민총회에서 결정한 사업이 배제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해 올해는 시설비 성격의 사업을 명확히 구분했다. ①마을자치형 숙의예산은 주민자치회에서 직접 수행하는 보조금 사업 및 자산취득비로 작년과 동일하게 각 읍·면·동에서 4천만 원까지 사용할 수 있다. ②시정참여형 숙의예산은 시정부의 사업부서에서 직접 수행해야하는 정책사업으로 ‘우리 마을도 해당되지만 시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으로 한 마을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속한다. ③주민숙의 편익사업은 시설비 성격의 사업으로 업체에 사업비를 주고 시설을 설치/관리하는 사업이다.

주민들의 참여율을 높이고 참석한 주민들이 딱딱한 회의가 아닌 즐거운 잔치자리가 될 수 있도록 주민총회를 비롯한 다양한 모임을 마을축제화하기로 결정했다는 점도 설명했다. 홍보에서부터 마을계획 발표, 숙의, 결정, 결과 공유까지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기획하겠다는 것이다. 

이재수 시장도 “마을 회의를 하는 날이 곧 마을 잔치인 유럽의 도시들을 방문하면서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 선조들도 그랬다. 대소사가 있으면 모여서 먹고 마시며 의논했다. 그렇게 돼야 진짜 주민자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주민종회의 마을축제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주민자치회 분과위원들을 중심으로 의제 제안이나 토론이 이루어진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주민자치위원이 아니더라도 주민 누구나 분과위원으로 회의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주민자치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없었던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다.

이밖에도 몇 가지 세부적인 설명이 있었다. 마을자치지원센터 건립이 지연됨에 따라 마을코디네이터 채용이 7월부터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상반기에는 임시로 신청하는 읍·면·동에 한해 코디네이터 역할을 대신할 실무진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작년 전자투표기기 사용법을 잘 모르는 어르신에 대한 문제가 지적돼 올해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등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분과회의에 참석한 분과위원을 대상으로 식비(8천 원)를 지급하는 등 실비지원도 현실화된다.

설명이 끝난 뒤 참여한 주민자치 관계자들의 질문도 다양했다. “보조금 사업의 재편성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목적이 같으면 변경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주민자치위원이 아닌 주민들도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됐는데 식비가 지급되느냐”의 질문에는 “회의참석수당은 주민자치위원에게만 주어지지만 식비는 지급된다”고 답했다. 또 “주민총회를 마을축제화하겠다는 계획인데 작년의 경우 선거법 때문에 물 한 모금도 제대로 못 마셨다. 올해는 가능한 것인가”하는 질문에는 “주민총회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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