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영 (모두의생활예술협회 대표)
박신영 (모두의생활예술협회 대표)

미국 워싱턴의 포토맥 강변에 미국3대 대통령 제퍼슨을 기리는 제퍼슨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 외벽이 훼손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기념관장은 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했고, 건물 외벽의 비둘기 똥을 제거하기 위한 청소세제의 독성이 기념관 외벽을 훼손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기념관은 비둘기를 줄이려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실패했다. 기념관 천정에 비둘기의 먹이인 거미가 많이 살고 있다는 재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번에는 거미를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역시 실패했다. 저녁이 되면 무리지어 모여드는 나방 때문이었다. 또다시 조사에 들어갔다. 관람객들을 위해 대낮같이 밝은 가로등을 일찍부터 켜서 나방이 모여든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념관은 가로등 점등시간을 2시간 늦췄고, 모든 문제가 해결돼 막대한 공사비용을 절감했다고 한다.

이런 선례에서 알 수 있듯이 올바른 ‘문제인식’에 대한 열린 자세, 그리고 진짜 ‘핵심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오히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실질적인 이익을 준다.

도시재생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도시재생을 더 면밀히 살펴보려는 사람들이 ‘도시재생공부방’을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모임이 세 번째였다. 

도시재생이 과연 전문가들을 불러 필요해 보이는 것을 뚝딱 짓고 만들면 되는 것인가? 낡은 것을 부수고 새것으로 만들면 재생되는 것인가? 도시재생이 이루어져야 하는 현실에는 여러 가지 심층적인 원인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도시가 쇠퇴하는 근본적인 ‘핵심원인’에 좀 더 다가가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는 주민들의 삶을 ‘다시 한 번’ 관찰하고 ‘다시 한 번’ 조사해야 한다. 그럴 때 정책과 행정이 주민들의 삶속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또 주민들도 개인의 이익과 감정을 바탕으로 정책을 요구하기보다는 더 나은 지역을 만들고자하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정말로 마을에 필요한 ‘핵심니즈’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문득 이런 모임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재생은 우리 마을만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을 재생시키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 도시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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