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 현장 인터뷰] 케밥을 사랑한 춘천 사람, 강용석 씨
[취재기자 현장 인터뷰] 케밥을 사랑한 춘천 사람, 강용석 씨
  • 성다혜 기자
  • 승인 2020.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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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춘천명동의 작은 상점에서 시작한 춘천의 ‘케밥 하우스’는 작년 12월 강대 2호점을 오픈했다. 명동을 지나갈 때면 군침을 돌게 하는 맛있는 닭고기 냄새가 일품이었는데 가게에서 인자한 미소로 케밥을 만들어 주시던 사장님을 기억하는 춘천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사장님이 터키 사람인지 한국 사람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지금도 많다는 소문도 있는데 춘천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케밥 하우스’를 알아보기 위해 새로 오픈한 강대점을 찾아갔다.

Q 사장님 소개 좀 부탁드려요

A. 저는 춘천에서 태어난 춘천사람입니다. 어릴 때 양구에서 생활하고 학교 졸업하자마자 돈을 벌기 위해 직업 군인을 하다가 장사를 하러 고향인 춘천으로 다시 오게 됐어요. 노래방부터 유흥업소까지 14년간 하다가 좀 다른 장사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아서 케밥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터키 사람 같은 외모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착각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혼혈인지 물어보기도 해요. 외국인이냐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가끔은 저도 헷갈려요(하하하).

강용석 대표
강용석 대표

Q 시작이 어려웠을 것 같은데

A. 시장 조사를 1년 정도 했는데 강원도에는 케밥으로 장사를 하는 곳이 없었어요. 주변 상권에 독특한 음식이 없기 때문에 ‘케밥’이라는 아이템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케밥을 몰랐어요. 이태원을 갔는데 케밥을 파는 곳이 많아서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이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이미지에도 맞았죠(하하하). 이태원의 모든 케밥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구역질이 날 정도로 다 먹어 봤습니다. 원래의 터키 케밥은 향신료가 너무 강하지만 저는 한국사람 입맛에 맞게 만들어서 팔았어요. 처음 1년 동안에는 실패도 했습니다. 야채 가격이 올라도 똑같은 양을 썼기 때문에 퍼주기만 해서 남는 게 없었죠. 그 대신 가게 이미지는 좋았습니다. 터키 식당 사장님들에게 조금씩 배운 것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방법의 케밥을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고기도 많이 버리면서 연구해 현재 팔고 있는 케밥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강대에 2호점을 오픈하게 된 이유는?

A. 명동에서 일할 때 강원대학교 학생들이 케밥을 먹으러 많이 왔습니다. 그러면서 강원대 근처에 가게를 하나 차려달라고 하더라고요. 한림대학교 학생들도 요청이 많았지만 우연치 않게 이쪽에 기회가 되어서 가게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12월 10일에 오픈을 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대학생들 방학이 10일도 안 남았다고 경기가 어려울 거라고 말했지만 저는 연연하지 않고 오픈을 했어요. 그 이유는 장사는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고 명동에서도 장사를 해왔기 때문에 겁 안내고 시작했습니다. 방학이라서 장사를 안 한 적은 없어요.

Q 터키 음식이라 외국인 손님들도 많을 것 같은데

A. 명동에서는 한국인 70%, 외국인 30%정도 됐습니다. 강대점은 거의 5:5로 생각하시면 돼요. 일반 나이 드신 분들도 포장해 가져가기도 합니다. 학생들도 많고요.

돼지고기를 못 먹어서 양고기와 닭고기를 드시러 이슬람 사람들도 많이 옵니다. 저는 이슬람 문화에 대해 잘 몰랐어요. ‘할랄’도 모르고 가공된 닭을 사서 양념해서 팔았죠. 그런데 어느 날 어떤 외국인이 할랄 음식이냐고 물어보길래 ‘할랄이 뭐지?’라고 생각했고 찾아보니 양심적으로 팔아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조금 비싸지만 할랄 인증을 받은 닭을 수입 업체에서 받게 되었습니다.

*할랄: 아랍어로 ‘허용할 수 있는’이라는 뜻. 이슬람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이슬람식 도축방식인 ‘다비하(Dhabihah)’에 따라 도축한 고기만을 먹는다. 돼지고지는 그 자체가 금기 음식이고 소, 닭은 이 방식으로 조리되어야 할랄 음식 즉 먹어도 좋은 음식으로 인정된다.

Q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A. 명동점에서 일할 때 명절 전날 나이 드신 할머니가 오시더니 “아이고 내일 추석인데 이 사람은 자기네 나라에도 못가서 어떡하나, 케밥이라도 팔아줘야겠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저도 당황스러워서 말을 떠듬떠듬 했는데 이후 나중에 다시 오셨을 때 말을 제대로 하니까 “한국말 정말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사람들이 제 부인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기도 해요. 저를 터키 사람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터키 사장님들을 많이 알기 때문에 터키 회화를 조금은 할 수 있어요. 한번은 서울에 있는 다른 터키 가게에 갔는데 제가 거기 사장님과 비슷하게 생기기도 했고 사장님과 대화하니까 가게 직원들이 ‘사장님 친동생인가?’라며 오해를 하더라고요. 터키 사장이 한국말을 잘해서 터키말로 대화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생각해요. 

실제로 저는 터키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터키 친구들이 많이 오라고 하지만 장사를 해서 못 가봤죠. 터키말도 한국어와 비슷한 말을 연관시켜서 빨리 이해하고 외우려고 합니다. 시간 날 때는 회화 연습도 하고 있어요. 외국인 손님에 맞춰 다른 나라 인사말도 외워두었다가 대화를 하니 진짜 외국인으로 사람들이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소문이 퍼져서 그런지 한국 사람들 중에서도 제가 외국인인지 아닌지 내기하러 온 사람들도 있었어요. 이긴 사람이 결국 친구에게 케밥을 얻어먹었죠.

한 가지 신기한 것은 학생 때 저희 케밥을 먹어본 분들은 결혼을 하고나서 입덧으로 저의 집 케밥을 찾습니다. 남편 분들이 그래서 많이 주문해서 찾아가죠. 더 신기한 것은 케밥으로 입덧하신 분들은 다 아들을 낳았다고 들었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A. 이번에 오픈한 강대점은 많은 종류의 음식을 손님들에게 편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기존에 장사를 하던 명동점은 1.5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주변 상가 분들과 많이 친해졌고 가게와도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자리가 좀 잡히고 체계가 갖춰지면 가게 광고도 내려고 합니다. 제가 나이도 있어서 제대로 된 사람을 가르쳐서 운영하게 하고 외부로 사업을 계획하고 싶습니다. 춘천에서 시작한 이 사업을 더 확장하고 싶어요.

성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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