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녹색 출신 경영에서 손 떼고 완전공영제 시행돼야”
사측 “경영실패 인정…공영제 찬성하나 결정권자는 춘천시”
시, “시내버스 이용률 20%로 올라왔을 때 공영제 가능”

주식회사 춘천시민버스를 둘러싼 사측과 노조의 갈등이 해결의 기미 없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춘천시까지 가세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21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강원지역버스지부 춘천시민버스지회(이하 춘천시민버스 노조)는 춘천시청 남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춘천시내버스 완전공영제를 즉각 시행할 것’과 ‘녹색시민협동조합(춘천시민버스 사측)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 ‘노동조건·임금조건 저하 없는 1일 2교대제를 즉각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버스 노조는 “인수 과정의 온갖 특혜와 꼼수도 문제였지만 운영할 능력도 없는 경영진까지 더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춘천시민들과 버스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으며, 노·사가 합의한 1일 2교대제 역시 묵살되고 있어 하루 16시간의 살인적인 노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지역버스지부 황선재 지부장은 《춘천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춘천시가 완전공영제를 시행한 뒤 유능한 경영진에게 위탁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춘천시청 남문 앞에서 녹색시민협동조합의 퇴출과 무능경영 철폐, 완전공영제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춘천시민버스의 민주노총 산하 노조.

시민버스의 단독주주인 녹색시민협동조합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녹색시민협동조합이 지난 1년 동안 표방해 온 시민공영제 실패 및 그에 따른 시민버스 경영 실패를 인정하면서 2월 정기총회를 예고했고, 완전공영제 등 경영구조 개편과 관련해 필요시 시민공론화위원회까지도 개최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노조 측은 지난달 31일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 번 무능·무책임 경영을 이유로 녹색시민협동조합 퇴출 및 완전공영제를 주장했으며, 녹색시민협동조합에 인수된 춘천시민버스(당시 대동·대한운수)의 차고지를 48억 원에 춘천시가 매입한 만큼 춘천시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현재 시민버스의 부채 등 재정부담은 인수 당시에 이미 있던 것이며, 녹색시민협동조합의 인수 후에는 임금 체불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노조가 주장하는 완전공영제에는 찬성하나, 이는 전적으로 춘천시에서 결정할 문제”이며 “현 상황에서 1일 2교대제도 시의 예산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춘천시가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비수익 노선 보조금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사측은 ‘녹색시민협동조합이 주주로서의 모든 권리를 포기할 것’과 ‘공영제 실시 전 단계로서 녹색시민협동조합이 보유한 모든 지분을 자사 노동자와 춘천시민에게 분할매각할 것’, ‘새 시민주주 주총에서 새 경영진을 구성할 것’ 등의 계획도 내비쳤다.

그러나 지난 5일 춘천시가 강원도민일보를 통해 “비수익 노선에 대해 100% 보전하고 있다”고 주장했을 뿐 아니라, 이재수 춘천시장 역시 “시내버스 이용률이 20% 수준으로 올라왔을 때 공영제를 논할 수 있다”며 경영 개선을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버스 측은 이에 대해 “노선개편 이후 비수익노선에 대한 100% 지원은 사실과 다르다”며 재반박에 나섰다.

시민버스 측이 이미 “재정 적자 문제로 인해 시 지원 없이는 3월부터 파행운영을 피할 도리가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전부터 제기돼 온 녹색시민협동조합 운영의 절차적·재정적 문제, 전 경영진 징계 문제까지 산적해 있어, 시민버스 경영 정상화를 둘러싼 잡음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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