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현 (전 춘천시 경제인연합회장)
이세현 (전 춘천시 경제인연합회장)

현재 우리나라 반려동물 사육가구와 인구수는 2018년 기준 조사에 따르면 574만 가구 1천481만 명에 이른다. 바야흐로 반려동물가구 600만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이제 우리사회도 핵가족화 독거가정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사육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반려동물 사망 후 처리하는 화장장, 납골당 등 새로운 풍속도 생겨났다. 

반려동물 화장은 15만 원부터 사체 무게에 따라 30여만 원까지 비용이 든다. 부수적으로 따르는 관, 유골함, 수의 등의 가격은 50만 원까지도 올라가고 납골 봉안비용은 산골이냐 봉안이냐에 따라 10만 원에서 70만 원을 상회하기도 한다. 반면 춘천시민이 사망할 경우 춘천시 안식원에서 화장할 경우 7만 원이고 산골은 무료다. 유골 봉안비는 30년에 32만 원이다. 세상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 죽어서도 동물이 더 대우를 받는 세상이 된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근친, 친족상해가 일어나면 동네가 창피하다고 쉬쉬 넘어가지만 이웃에서 애완견, 애완고양이를 학대하고 구타하고 죽이면 징역을 구형한다. 물론 동물도 생명체다. 불쌍하고 안쓰러울 것이다. 그러나 동물이 사람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 요즈음 동물복지가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애완동물을 가정에 가두고 놀잇감 내지는 자기욕구 충족을 위하여 불면 꺼질까 안으면 깨질까 키워지는 모습에서 동물복지를 논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인본주의란 인간 본연의 정체성을 회복시키는데 그 본질을 두고 있다. 동물복지 또한 그렇다. 인간의 생각으로 귀엽다고 끌어안고 키워 비만체질을 만드는 것이 동물을 사랑하고 있다고 자위하면 착각이다. 인간을 위한 식용이기에 마구잡이 도살을 마찬가지다. 도축장에 근무하던 지인이야기다. 소가 도축장에 들어서면 눈빛이 달라지고 심지어 눈물을 흘리는 소도 있다고 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개 동물에 지나지 않지만 나름대로 감정이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이라는 미명아래 이율배반적이고 확증편향성적인 사고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부모가 늙고 병들어 치매가 오면 요양원에 모시고 심지어 발걸음을 끊는 자식들도 있다. 물론 옛날 농경시대와는 다르다. 요즈음 사회는 환경자체가 달라졌다. 부부가 맞벌이해도 힘든 세상이 됐다. 

필자가 이렇게 넋두리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고 애완견, 애완 고양이에게 쏟는 정성을 늙으신 부모님께도 베풀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사람과 동물 모두가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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