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페트병 9만8천 개 수거…효자1동 가장 많이 이용해
포인트 노리고 악용하는 사례도…적발되면 ‘이용정지’

춘천시는 작년 9월부터 도내에서 처음으로 수퍼빈(대표 김정빈)이 개발한 재활용 수거기 ‘네프론’을 시범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다.

네프론은 국내 스타트업 기업인 ‘수퍼빈’이 인공지능과 사물 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무인 자동수거기다. 캔·페트를 네프론에 넣으면 현금으로 돌려주는, 이른바 ‘재활용품을 기계에 투입하는 사람에게 돈을 돌려주는’ 사업이다. 현재 춘천에서는 시청광장, 동내면·신사우동·약사명동·효자1동 행정복지센터 5곳에 설치되어 있다. 

시범 사업으로 시작한지 5개월이 지난 지금 시민들은 얼마나 네프론을 사용하며 또 재활용품은 얼마나 모였을까? 수퍼빈 춘천지역 현장 필드매니저와 동행해 직접 수거현장을 둘러봤다.

지난 4일 오후 3시, 네프론에 페트가 걸려 시스템을 점검하러 도착한 시청광장부터 수거가 시작됐다. 네프론을 열자 압축된 페트가 한 뭉텅이 나왔다. 페트병의 비닐과 뚜껑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분리한 페트와 그렇지 못한 페트가 섞여 있었다.

수거된 페트 사이에 캔이 몇 개 들어가 있다. 네프론이 인지 못하는 제품을 컴퓨터에 등록하면 이후 자동적으로 분리가 가능하다.
수거된 페트 사이에 캔이 몇 개 들어가 있다. 네프론이 인지 못하는 제품을 컴퓨터에 등록하면 이후 자동적으로 분리가 가능하다.

수거작업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8시와 오후 3시 2회에 걸쳐 이루어진다. 수거를 한번 할 때 압축된 페트는 보통 자루 2개 분량이다. 페트보다 캔은 물량이 많지 않아 항상 수거하지 않고 가득차면 오전에 회수를 한다.

춘천 5곳의 네프론 중에 가장 많이 페트가 모이는 곳은 효자1동 행정지원센터다. 통장의 홍보와 권유로 효자1동의 주민들이 함께 적극적으로 재활용품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모인 포인트는 현금으로 바꿔, 주변 저소득층에게 기부금으로 전달된다. 설치된 4곳과 다르게 올바르게 재활용하는 방법 및 주의사항이 적힌 안내문도 붙어있다.

반면 제일 이용이 적은 곳은 동내면 행정복지센터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도 거의 없고 상권이나 주택도 많지 않아 그만큼 이용자 수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기자가 동행했던 당일은 페트가 차있지 않아 수거하지 않았다.

약사명동 행정복지센터는 당일 이용자가 많아 자루 3개에 나눠서 담았다. 가끔 저소득층 가정이 대량의 페트나 캔을 호텔 같은 숙박업소에서 가져와 넣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센터입구와 네프론을 설치한 위치가 연결되어 있어 접근이 용이하다.

이와 다르게 신사우동 행정지원센터는 입구 쪽에 네프론이 설치가 되어 있지만 바로 앞이 주차장이라서 차량 주차 시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고 입구와 연결이 되어 있지 않다.

제대로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채 네프론에 캔·페트를 넣는 것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필드매니저는 지적한다. 네프론에 페트를 투입할 때부터 비닐 제거, 뚜껑 분리, 내용물 헹굼이 된다면 수거 후에 분별 작업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분쇄기 또한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분쇄기는 페트를 압축하는데 사용이 되지만 그 과정에서 플라스틱 찌꺼기가 많이 나와서 정리 및 재활용이 쉽지 않아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수퍼빈은 계속적인 연구 및 개발을 하고 있다고 한다.

포인트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몇 있다. 페트를 칼로 두 동강 내서 페트의 수를 늘리는 사람, 실을 이용해 들어가는 페트를 다시 회수해 포인트를 중복해서 받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악용한 사람은 네프론에 내제된 카메라와 전화번호 추적으로 적발돼 결국 이용 정지가 된다.

네프론이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춘천시는 이용률 증가와 홍보를 목적으로 캔과 페트 적립금을 각각 15원, 10원으로 늘렸다. 

지난해 네프론을 통해 페트 5만5천104개와 캔 4만2천525개, 총 9만7천629개가 수거됐다. 시민들의 네프론 이용 증가에 따라 춘천시는 네프론 2대를 다른 지역에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춘천에는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은 사업이지만 수퍼빈은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학교에서도 네프론을 설치해 아이들에게 재활용을 교육하는 ‘수퍼 루키 서비스’를 개발했다. 포인트를 돈으로 돌려받는 대신 캔·페트가 일정량 모아지면 봉사시간으로 바뀐다. 이외 연관된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성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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