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국제문학포럼, 한국전쟁이 남긴 모순 조명
춘천국제문학포럼, 한국전쟁이 남긴 모순 조명
  • 유용준 기자
  • 승인 2020.02.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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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문화연구소 주최…50여 명 참여해 ‘큰 관심’

강원문화연구소(소장 김풍기)는 지난 5일 강원대학교 글로벌경영관에서 <춘천 ‘전쟁과 일상’ 국제문학포럼 2020>을 개최했다.

강원문화연구소 중점연구소사업단과 강원대 지역사회연구원이 주최하고, 춘천 ‘전쟁과 일상’ 국제문학포럼 운영위원회, 분단문학포럼, 강원문학포럼이 주관하며, 강원대학교와 한테크(주)가 후원하여 마련된 이날 포럼에는 시민과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5일 강원대학교 글로벌경영관에서 〈춘천 ‘전쟁과 일상’ 국제문학포럼 2020〉이 개최됐다.
지난 5일 강원대학교 글로벌경영관에서 〈춘천 ‘전쟁과 일상’ 국제문학포럼 2020〉이 개최됐다.

춘천 국제문학포럼 운영위원장인 김풍기 강원대 교수, 권헌익 케임브리지대 교수, 김성민 건국대 교수, 조나단 루카두(Jonataon Lookadoo) 장로회신학대 교수, 엄현섭 경기대 교수, 김은하 건국대 교수, 이근세 국민대 교수, 민병모 분단문학포럼 대표, 이석민 법학박사, 이정배 영화평론가, 허준구 춘천학연구소장, 알랭 나스(Alain Nass) 프랑스대사관 전 무관, 고은희 통역가, 노영일 강원문학포럼 운영위원장 등 국내·외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은 이날 포럼에서 6·25전쟁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발제와 토론으로, 전쟁이 한국인들의 일상에 남긴 모순을 조명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용준 기자

춘천국제문학포럼 김풍기 운영위원장 인터뷰

“춘천은 6·25전쟁과 뗄 수 없는 지역”

제3회 춘천 국제문학포럼에 해당하는 <춘천 ‘전쟁과 일상’ 국제문학포럼 2020>이 마무리됐다. 뜻있는 춘천의 지식인들이 모여 지방정부의 지원 없이 시작한 만큼 포럼을 개최하고 이어오기까지의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오더니, 이번 제3회 포럼에서는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첫 회 포럼부터 포럼을 이끌어 온 운영위원장인 김풍기 교수(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를 만났다. - 편집자 주

Q춘천 국제문학포럼의 이름을 ‘전쟁과 일상’으로 정한 것이 흥미롭다. 젊은 세대에게 전쟁은 먼 나라 이야기일뿐더러 전쟁이란 소재는 이미 다른 포럼에서도 많이 다뤄졌을 텐데, 전쟁을 소재로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쟁을 다룬 학술포럼이 많은 것 같아도 살펴보면 정기적인 포럼이 거의 없어요. 생각해보면 6·25전쟁은 지난 70년 동안 진지하게 다뤄진 적이 없지요. 6·25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연구의 책무를 가진 연구자들과 관심 있는 시민들이 나설 차례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쟁을 겪은 당사자들이 이미 고령이 됐기 때문에 보다 심도 있는 학술적 연구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때를 늦출 수 없었죠. 이 부분에서 처음 포럼을 기획한 운영위원들의 생각이 일치했습니다.

김풍기 운영위원장
김풍기 운영위원장

Q많은 사람들이 춘천을 호반의 도시, 관광도시, 문화도시, 교육도시, 대학도시, 행정도시 등으로 인식한다. 전쟁을 다루는 포럼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이러한 춘천의 특징들을 뒤로한 채, ‘춘천 국제문학포럼’의 소재로 전쟁을 다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춘천은 6·25전쟁과 뗄 수 없는 지역입니다. 해방 이후 남북을 나누었던 38선이 지나가는 지역이고, 6·25 전쟁 당시에는 춘천대첩을 통해 6·25 전사에 한 획을 그었던 지역이죠. 또 전쟁 이후에는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냉전의 상징 가운데 하나가 된 지역이며, 탈냉전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된 1983년 중국 민항기 불시착 사건이 일어난 지역이기도 합니다. 춘천에는 이와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해요. 이것이 춘천 국제문학포럼이 전쟁을 소재로 삼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Q춘천 국제문학포럼의 또 한 축을 담당하는 소재는 ‘일상’이다. 일상에는 전시뿐 아니라 평시도 포함된다. 따라서 일상을 다루겠다는 말은 전쟁·전후문학뿐 아니라 모든 문학을 다루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맞습니다. 평화로운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는 전쟁과 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을 방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만 만족한다면 포럼에서 다뤄지는 대상이 꼭 전쟁·전후문학일 필요는 없습니다. ‘문학’도 이 포럼에서는 광의로 해석됩니다. 연구서나 인터뷰 구술 자료에까지 문학 개념을 확장했지요. 포럼 참가자들의 면면을 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조발제자 권헌익 교수의 전공은 인류학이죠. 다만 춘천 국제문학포럼은 포럼에서의 다양한 생각들을 통해 ‘전쟁과 그 대립쌍으로서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 ‘기존의 문학 작품들을 재해석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지요. 재해석한 생각들을 통해 전쟁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자는 것이 이 포럼의 취지입니다.

Q제2회 포럼을 마치면서 운영위원들이 “내년에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캠프페이지 부지에 천막 치고 막걸리 마시면서 포럼을 진행하겠다”고 농을 던졌던 것이 무색할 만큼 올해에는 강원대 글로벌경영관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이 포럼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제3회 포럼까지는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산만했던 것도 사실이지요. 제4회 포럼부터는 키워드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발표자를 선정하고자 합니다. 연중에 미리 공부하는 자리도 만들고요. 제4회 포럼의 주제와 관련하여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6·25전쟁을 중심에 놓고 그것을 베트남 전쟁과 연결하는 방향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물론 1, 2, 3회 때와 마찬가지로 포럼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위해서는 비용 문제도 빼놓을 수 없겠죠. 그러나 포럼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재미있게 놀고, 그 과정에서 오간 이야기들을 모아 비극적인 역사를 딛고 나아갈 수 있는 담론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다른 지역의 큰 행사에 오라는 제의를 거절한 것도 그 이유 때문이지요. 그리고 춘천 국제문학포럼은 춘천에서 해야지요(웃음).

Q마지막으로 춘천 국제문학포럼과 관련한 올해의 계획을 말해 달라.

‘제4회 춘천 국제문학포럼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 것’, ‘춘천 국제문학포럼 홈페이지를 만들어 지난 모든 포럼들을 기록한 영상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올해의 계획입니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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