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6월 2일 강원문화재자료 제1호로 지정된 소양정은 현재 강원도 춘천시 소양로1가 산1-1 봉의산 북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소양정의 원래 이름은 이요루(二樂樓)였다는데, 이는 『논어』에 나오는 “요산요수(樂山樂水)”에서 따온 표현이다. 소양정이 소양강과 봉의산 사이에 있으니 산과 물 모두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일 게다. 

누정은 무엇보다 위치가 중요한 건축물이다. 그러니 산과 물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소양정은 누정으로의 기본을 갖췄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근래에 소양정에 올라본 사람이라면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봉의산 자락은 넉넉히 느낄 수 있으나 아파트와 잡목에 가려 소양강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소양정의 원위치가 지금과 달랐기 때문이다. 

1915년 5월 17일자 매일신보에 실린 소양정
1915년 5월 17일자 매일신보에 실린 소양정

삼한시대부터 있었다고 추정되는 소양정은 원래 소양강 강변에 있었다. 홍수로 인한 피해로 인해 여러 차례 중수와 이전을 거쳤는데, 현재 기록으로 확인되는 바에 따르면 1605년(선조 38) 홍수로 유실된 것을 1610년(광해군 2) 부사 유희담이 재건했고, 이어 1647년(인조 25) 부사 엄황이 중수했다. 일제 강점기까지 유실과 보수를 거듭하다가 한국전쟁을 겪으며 완전히 소실되었는데, 도로 확장으로 인해 산 중턱인 현 위치에 재건되었다. 소양정 옛터는 이미 자전거도로로 인해 흔적도 찾을 수 없다.

2020년 현재의 모습
2020년 현재의 모습

현재 소양정은 정면 4칸, 측면 2칸, 중층 누각의 주심포집에 팔작지붕이 얹혀진 구조다. 내부 현판에는 여러 문인들의 시와 글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김시습, 김상헌, 정약용 등 조선시대 내로라하는 인물을 포함하여 춘천을 찾았던 문인들 대부분이 글을 남겼던 생생한 문화의 현장이었다.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 주중에도 소양정에 오르면 소양강스카이워크에 가득한 관광객들을 잡목 사이로 쉽게 볼 수 있다. 춘천을 찾는 관광객이 번개시장을 거쳐 소양정까지 오게 된다면 고대부터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춘천의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문화유산, 근면했던 춘천인들의 생활상을 모두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춘천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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