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코로나19 극복에 다 함께 지혜를- “코로나19가 너무 매워요”
[특집] 코로나19 극복에 다 함께 지혜를- “코로나19가 너무 매워요”
  • 홍석천 기자
  • 승인 2020.03.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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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춘천시정부는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춘천시육아종합지원센터 등 보육관련기관을 상황 종료 시까지 잠정 휴원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문을 닫고 있는 시립후평우미린어린이집.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춘천시정부는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춘천시육아종합지원센터 등 보육관련기관을 상황 종료 시까지 잠정 휴원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문을 닫고 있는 시립후평우미린어린이집.

춘천시는 지난달 2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어린이집 등을 상황 종료 시까지 잠정 휴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잠정 휴원하는 기관은 지역 내 어린이집 226곳, 지역아동센터 33곳, 큰골꿈자람나눔터, 공동육아나눔터, 춘천시육아종합지원센터 등 총 262곳이다. 강원도교육청도 모든 학교(유·초·중·고·특수학교)의 개학을 2020년 3월 2일에서 3월 9일로 1주일 연기하였으며, 학생의 외출 자제 및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주기를 당부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가장 힘이 드는 사람은 육아 중인 부모들, 특히 맞벌이 부부일 수도 있다. 춘천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 4가정에 코로나19로 인한 걱정과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는지 물어 보았다.

홍석천 기자

4세 어린이를 육아중인 A씨

어린아이들이다 보니 감기나 중이염만 걸려도 걱정되는 게 부모 심정인데 아무리 치사율이 낮다고는 하지만 혹시나 하는 염려는 어쩔 도리가 없어요. 아이가 치사율이 10%인 병에 걸리면 치사율 20%인 병에 걸린 것보다 반만 걱정하나요? 아이들이다 보니 마스크 착용이나 손 소독 등 기본적인 공중보건 원칙을 따르는 것도 쉽지 않아요. 마스크 쓰면 답답하다고 벗어버리거든요.

또 개인적으로 속상한 건 밖에서 뛰어 놀기에만 몰두해야 할 아이들이 벌써 미세먼지니 코로나니 하면서 어울리지도 않는 용어를 써가며 조심하는 모습을 보는 거예요. 저희 어릴 때 나가 놀면서 부모님들이 걱정하는 건 물놀이를 하거나 나무타기를 하면서 크게 다칠까봐 걱정하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이제 7~8살 되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미세농도 확인하고 코로나바이러스가 돌아 마스크 쓰고 전전긍긍하는 걸 보면 지금의 현실에 기가 찹니다.

이번 주에는 몇몇 가정들이 돌아가면서 아이를 맡아 어떻게 보내고 있는데요. 말 그대로 미봉책일 뿐입니다. 맞벌이 부부도 사정이 다양하잖아요? 연차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직장이 있는가하면 출근하지 않으면 직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가야하는 분들도 있고 또 어떤 직종은 이런 사태가 일어났을 때 더 바쁜 분들도 계시죠. 꼭 해결 돼야 할 시스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신종 바이러스는 계속 생길 텐데 이런 식으로 가정에서 알아서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거예요. 현대 사회는 부모 모두의 노동력을 총동원해서 국가재정을 떠받치게 만들고 있는 거죠. 그렇다면 이런 문제에서도 정책적인 해결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세 어린이를 육아중인 C씨

과거 차조심만 하면 하루 종일 마음껏 놀았던 우리 어린 시절과는 달리 지금 아이들은 미세먼지, 황사, 바이러스, 기후변화 등 많은 부분에서 제약이 많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걱정된다.

힘든 점은 사람 많은 곳에 아일 데리고 가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집안에 ‘콕’ 박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갑갑하다. 한적한 곳에 잠깐 외출할 때도 ‘마스크 써라’, ‘손 소독해라’, ‘얼굴 절대 만지지 마라’고 요구해야 하는 게 일상이다. 눈, 코, 입을 개방하는 것조차 체크하고 잔소리를 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아이들이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타 시도에 살고 있는 맞벌이 동생의 아들은 어린이집에서 여러 가지 사유를 들며 긴급보육을 아예 실시하지 않아 부부가 번갈아가며 연차를 쓰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다행이 우리 어린이집은 어려움 속에서도 보육이 필요한 아이들을 온 마음으로 보살펴주는 선생님들이 있고 코로나 사태를 시시각각 모니터링하고 공유하며 어린이집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함께 고민하고 추진하는 든든한 부모들이 있어 그나마 걱정이 덜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각 어린이집별로 대처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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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어린이를 육아중인 D씨

아이에 따라 겨울이라는 시기가 특히 콧물이며 열이며 기침을 달고 사는 경우도 많은데 멀리서 전학 온 코로나19라는 슈퍼스타 덕에 행여나 오해라도 살까봐 잔뜩 웅크리게 되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조심스러운 나머지 단절이나 벽이라도 생길까 또한 조심스러운 걱정도 듭니다. 가정마다 사정도 다르고 또한 이러한 상황 아래에서의 대안이든 대처든 모두 다르겠지만 어쩌다 모든 조건이 맞물려 가족구성원이 모두 아프기라도 하면 난감하기 짝이 없을 겁니다. 게다가 독감 같은 것에 당하면 급히 도움 구할 방법도 막막하죠. 이럴 경우에는 연차든 월차든 병가든 쓰고 나면 조금 나아졌을 때 정작 아이들 보육을 위한 휴가까지는 써볼 수도 없고 주말까지 버티는 도리밖에 없기도 하고요. 근데 이 또한 주말근무가 없는 가정에 한한다는 거지요. 저희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보내고 있어 급한 경우에는 긴급보육 등의 대책이 마련돼 있는데요. 이러한 자생적 노력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큰 힘과 위안이 됩니다.

 

7세 어린이를 육아중인 B씨

우리 집은 단독주택이라 문 열고 나가도 사람 마주칠 일이 많지 않지만 문밖으로 나갈 때면 무조건 마스크 쓰고 문손잡이도 하루 몇 번씩 알콜 스프레이로 소독해요. 아직은 괜찮지만 점점 없어져가는 마스크를 보고 있으면 은근히 불안하기도 하구요. 제 근무지가 병원이다 보니 요즘은 퇴근할 때 집에 들어가기 전에 알콜을 온 몸에 뿌리고 손도 소독합니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문도 가능하면 손 안 쓰고 발로 열고 다녀서 다리 힘이 세어질 것 같아요(웃음). 

또 현재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친정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있어 맡길 곳이 없는 가정에 비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연로하신 부모님께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를 오랫동안 맡기니 부모님께도 죄송하고 아이에게도 미안하더라고요. 아이는 오후가 되면 점점 심심해지는지 수시로 전화를 해서 일에 집중도 안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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