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라면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4월 15일에 치러져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사무총장이 최근 밝힌 ‘한국의 신규 확진자 감소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은 억제할 수 있다’와 같은 메시지를 고려하면 4월 중순쯤이면 투표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선거구 획정이라든가 정치신인의 인지도 확보 등의 요소를 고려해보면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총선 일을 40일도 채 못 남긴 지난 주말까지 춘천지역 선거구가 분할될지, 분할되더라도 어떤 내용으로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있었으니 후보를 공식적으로 결정할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었다. 선거구 획정도 문제지만 정치신인의 인지도는 더 큰 문제다. 기성 정치인은 이런저런 일로 선거구민들에게 얼굴과 이름은 물론 그간의 여러 행적을 알릴 수 있었지만 신인은 그렇지 못했다. 정치에 새로운 바람과 도전을 불어넣을 수 없어 썩은 정치판을 만들기 딱 쉬운 형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 15일에 총선을 치러야 한다면 새로운 정치, 발전하는 정치를 위해 유권자들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를 희망한다. 바로 코로나19의 극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이나 작은 정성을 모아준 기부자들과 같은 마음으로 총선을 치르길 희망한다. 유권자도 후보자도 모두 위기에 처한 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자세로 총선에 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잔뜩 움츠려들기만 했던 마음을 털어내고 자원봉사에 나선 몇몇 사례를 보면 국민이 모두 이렇게 움직이기만 한다면 참으로 멋진 나라가 될 수 있겠다는 가슴 뭉클함이 일어난다. 많은 사례가 있지만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된 부산시 새마을부녀회의 행동과 말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향한 국민의 자세를 새로이 돌아보게 한다. 

기사는 코로나19로 전국이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지만 특히 노인이나 취약계층이 더 어려움에 처해있는 현실을 타개하고자 집에서 쓰던 재봉틀을 가지고 부녀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랫동안 쓰지 않고 있던 터라 재봉질이 처음에는 속도가 나지 않았지만 금방 익숙해지고 있노라는 참가자들의 긍정적인 태도도 눈에 들어왔지만 재봉틀 앞에서 인터뷰에 응한 한 참가자의 말이 가슴을 울렸다. “자부심이 느껴지고 뿌듯합니다.” 국난이 닥치자 피하고 숨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닥칠 수 있는 위기를 감수하면서까지 공동체의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며 “뿌듯하다”고 말하는 나의 이웃을 보고 그런 이웃과 함께 살고 있는 이 나라가 자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공동체에서라면 국난극복은 당연히 되겠지만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스크를 계속 썼던 탓에 콧등이 짓물렀으나 밴드를 붙인 채 환자 보기를 포기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간호장교의 사례. 더 급한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양보하기 위해 마스크 안 사기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숨은 기부자들. 이 모든 사람들이 국민을 살리는 국민들이다.

이번 4·15 총선에서도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다 국민을 죽이는 정치가 아니라 자신을 헌신하여 국민을 살리는 정치가 승리하길 간절히 희망한다. 국난을 극복하고 있는 국민의 마음으로 그런 정치인을 가려내기 위해 유권자들도 함께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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