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천 (춘천 녹색평론 독자모임 회원)
한재천 (춘천 녹색평론 독자모임 회원)

우리 몸은 수많은 미생물, 박테리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몸은 내 몸이 아니라 바로 이들의 집에 불과하다. 내가 내 몸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내 몸을 통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건강히 살려면 이들과 유기적으로 잘 지내야 한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이들의 뜻대로 살아야 온전하게 살 수 있다. 지구를 ‘집’이라 하고 구성원을 여러 생명체라 하면 인간이 온전히 잘 살기 위해서는 다른 생명체들과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하지만 산업혁명을 통한 근대화 이후 인간이 지구를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해왔다. 여러 생명체들의 삶의 영역은 인간 경제활동 영역의 확장과 함께 급격히 잠식당했다. 이러한 희생을 축적으로 인간의 경제성장은 발전해 왔다. 유기체 지구 ‘전체’와 인간활동 ‘부분’의 균형은 급격히 깨졌다. 인간의 재난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급격한 기후변화, 메르스, 코로나19 바이러스 질환은 강도를 높이며 점점 짧은 주기로 인류를 역습하고 있다. 인간이 쌓아놓은 ‘부‘가 ’균‘들에 의해 일시에 무너지고 있다. 

이 공포스러운 재난은 인간활동에 대한 경고등이다. 과속 단속기처럼 경제성장에 무리하지 말고 환경과 균형을 이루라고, 기후 위기의 최고점 이전에 생태 전환을 하라고 계속 깜빡거린다. 우리 사회는 공공영역이 사적 영리에 의해 축소되어 왔다. 공공의료원은 계속 감소되었고, 역학조사관 같은 공공의료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위기에 수용할 음압병실을 미리 확보하지 않았다. 정신질환자 같은 취약계층은 인권이 무시된 채 수용시설 의료기관 구석으로 몰렸다. 

사회의 공공 담론은 특정 종교나 집단논리에 비해 두텁지 못했다. 전염병 파급 진원지가 된 특정 종교집단은 공동체 일원으로서 종교나 단체 역할이 아니라 자기 집단 중심적인 맹신 바이러스가 되어 사회 전체의 질서 관계를 깨뜨렸다. 이 와중에 공포를 조장하거나 특정지역을 배제, 고립시킨다는 혹세무민의 진영논리는 시민이성을 감염시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사회적 건강을 시대적 화두에 올려야 한다. 의료 물리적 시설 구비와 시민 공적 담론 만들기라는 공존 시스템이 맞물려야 한다. 세계적 수준인 방역 행정과 검진 기술 같은 국가의 공공성 치료 역량을 바탕으로 자기 건강 지키기, 타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의 시민의식은 재난으로부터 우리 사회를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해결 주체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다. 직격탄을 맞은 지역 경제 살림살이는 코로나19사태 기간 안에 반드시 지역에서 써야 하는 지역화폐로 풀자. 지역화폐를 50% 대폭 할인하여 돈이 지역 상가에 돌게 하자. 정부의 추경과 지자체의 긴급 재정으로 지역화폐 할인액을 보전해 주어 재난경제의 마중물이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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