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품의 통합 조사 및 연구 기관 간의 협업 중요성 시사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상태)은 삼척 흥전리 절터에서 출토된 신라 귀족 출신 고승의 탑비(승려의 출생에서 사망까지의 행적을 기록한 비)를 조사하던 중 새로운 중요 사실을 확인했다.

삼척 도계읍에 위치한 흥전리 절터는 통일신라시대 청동정병(깨끗한 물이나 감로수(甘露水)를 담는 병)과 화려한 금동깃발, 청동인장 등이 출토돼 절의 위세가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흥전리 절터 비석 조각은 지역사연구자 홍영호 씨가 춘천박물관에 기증한 비석 조각과 강원문화재연구소, 불교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비석 조각 등 현재까지 총 16점이 알려졌는데 기존에는 이를 독립적으로 판독하고 해석해왔다.

삼척 흥전리 절터에서 출토된 비석 조각들 중 일부가 서로 제 짝을 찾아 역사적 사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사진제공=국립춘천박물관
삼척 흥전리 절터에서 출토된 비석 조각들 중 일부가 서로 제 짝을 찾아 역사적 사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사진 제공=국립춘천박물관

춘천박물관은 최근 10년간 도내 주요 발굴 성과를 전시하기 위한 자료 조사 과정 중 비석조각 14점을 한자리에 모아 조사했다. 그 중 7점과 2점이 서로 접합됨을 확인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다. 

첫째, 14점 비석 조각은 모두 3종의 다른 비석 조각들이 혼재된 것이다. 

둘째, 탑비에 등장하는 계림 출신의 신라 귀족 ‘김00’은 그동안 막연히 승려이자 탑비의 주인공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접합 결과를 통해 ‘김00’이 승려이자 이 탑비의 주인공임을 단정할 수 있게 됐다.

셋째, 탑비 측면의 조각이 좀 더 그 모습을 드러내어 조각사 연구에 일정부분 참고할 수 있는 자료로서 가치를 갖게 됐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오는 24일(화)부터(코로나19에 따라 변경가능) 진행되는 ‘새로 발굴된 강원의 보물’ 특별전시회에서 접합된 비석 조각을 공개하는 한편, 새로 접합된 비석 조각에 대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발굴품의 통합 조사 및 연구 기관 간의 협업이 왜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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