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기! 소통·공감·연대하는 도시로 거듭나요”

지난해 시작한 춘천 ‘한 도시 한 책 읽기’가 2020년에도 전개된다. 작년에는 김중미 작가의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를 한 책으로 선정하여 독서 릴레이, 북콘서트, 토론회, 작가와의 만남, 글쓰기 대회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춘천에서 처음 시작하는 ‘한 책 읽기’ 운동이었지만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으로 ‘함께 읽기’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었다.

올해 ‘한 책’을 선정하기 위해 지난 1월 중순 선정위원회를 꾸려 1차로 17권의 도서를 추렸다. 2월 10일 2차 협의를 거쳐 《2미터 그리고 48시간》, 《산책을 듣는 시간》, 《페인트》, 《까대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나무를 심은 사람》 6권의 후보도서를 정해 춘천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시민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에서 드러난 다득표 순으로 네 권을 추렸다. 가장 많은 득표를 한 《까대기》를 포함해 《2미터 그리고 48시간》,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나무를 심은 사람》이다. 이들 도서를 대상으로 도서선정위원들이 올해 춘천시민이 함께 읽을 ‘한 책’으로 무엇이 적당한지를 고민하며 논의했다. 특정 책으로 해야 하는 다양한 이유와 근거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종철 작가의 만화 《까대기》를 선정했다. 

2020 춘천 '한 도시 한책읽기' 선정 도서 ≪까대기≫
2020 춘천 '한 도시 한책읽기' 선정 도서 ≪까대기≫

《까대기》는 택배 상하차 알바 ‘까대기’의 실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리얼리즘 만화로,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까대기》를 선정한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이 현대 자본주의 고도산업사회가 생각해봐야 할 노동의 가치, 소비자의 권리와 의무, 진로와 직업 등에 대하여 보다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택배와 관련한 독자의 다양한 경험을 공유할 장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에서는, 앞으로의 독서문화는 사람과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사회적 독서’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함을 강조한다. ‘사회적 독서’는 공동체의 경험 공유와 공감을 지향하는 ‘함께 읽기’가 기본이다. ‘함께 읽기’는 ‘나’와 ‘너’를 연결하고 ‘우리’를 이야기하는 일이다. ‘함께 읽기’를 통해 우리는 삶의 문제를 공유하고 그 경험을 확장할 수 있으며 나아가 공동체 안의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춘천에서는 크고 작은 공동체가 ‘함께 읽기’를 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활동이 거의 10년째 이어가고 있는 ‘교사 독서아카데미’와 ‘청소년 독서아카데미’이다. 현장교사들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책 읽기(년 4~6권), 토론, 작가 만남, 현장 답사를 하면서 소통하고 나누는 독서문화를 지속적으로 일구고 있다. 

앞으로 춘천에서는 《까대기》를 함께 읽고 독서릴레이, 북콘서트, 영화 관람, 작가 만남, 시민대토론회, 나눔 마당(도서문화축제) 등이 전개될 예정이다. 이 아름다운 일에 가족, 학교, 직장, 마을에서 동참하여 ‘소통하고 공감하며 연대’하는 도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선정위원회의 뜻을 모아 황현정(화계초 교사)
(선정위원회 참여기관: 춘천시립도서관, 춘천교육문화관, 강원인문독서교육협의회, 강원토론교육협동조합, 어린이도서연구회춘천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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