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레고랜드에 멀린은 투자 안 하고 엉뚱한 강원도가 1천억원 이상 쓸 것”
중도본부, “폐기물 불법 매립 등 환경문제 심각…검·경은 현장조사 없이 수사 종결”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과 관련해 “내년 5월 개장을 목표로 현재 10%의 공정률을 넘기며 순항 중”이라는 강원도의 주장과는 달리,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는 영국 멀린사의 레고랜드 개발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오동철 운영위원장은 “강원도는 올해 안에 중도 내 15만6천800㎡를 추가로 매입하려 할 것이고, 그 금액은 1천억 원이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부지는 강원도가 엘엘개발에 헐값에 넘겨준 곳으로, 잔금도 다 받지 못한 상태에서 도가 10배의 가격에 다시 사들인 뒤 엘엘개발이 공사를 하도록 하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28일 촬영된 중도의 모습. 멀리 공사 중인 건물이 보인다.
지난 2월 28일 촬영된 중도의 모습. 멀리 공사 중인 건물이 보인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한 근거는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 위원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1천억 원 투자를 조건으로 2014년 4월 24일 외국인 투자구역을 지정했고, 지정 후 5년 안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취소되는데, 멀린은 2019년 1월 4일에서야 강원도가 2018년 12월 23일에 준 200억 원 가운데 50억 원을 투입했고, 2019년 8월 21일에는 2019년 2월에 강원도가 준 600억 가운데 50억 원을 다시 투입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1천억 원 투자 조건에 대한 만기일이 2019년 4월 24일로 지나버렸기 때문에 멀린은 오는 4월 28일까지 약 250억 원을 추가 투자하는 조건으로 1년간 조건부 연장을 받은 상황이며, 멀린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강원도가 레고랜드 주변부지 개발 등에 돈을 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오 위원장의 주장이다.

레고랜드에 대한 우려는 이뿐만이 아니다.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중도본부)는 지난 23일 “2018년 8월 12일 레고랜드 부지에서 불법 매립된 건축페기물이 중도본부에 의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두 건(2018형제9364, 2019형제955호)의 고발에 대해 경찰과 검찰은 현장 조사도 없이 수사를 종결하고 불기소 처분했다”며 관련 녹음자료를 공개하고 강력히 비판했다. 중도본부는 지난해 11월 해당 검사와 경찰 등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했으나 불기소 처분돼 항고한 상태다. 

한편 레고랜드 조성에 맞서 중도의 자연적·문화적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춘천의 시민들로 구성된 중도문화연대는 꾸준히 ‘중도걷기’를 해오고 있다. 춘천대교와 중도 일대에서 진행되는 중도걷기는 중도문화연대 구성원들이 지닌 뜻을 표현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지난 28일에는 제17차 중도걷기가 진행됐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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