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은 춘천이 낳은 세계적 소설가이다. 1935년 소설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노다지》가 《중외일보》에 각각 당선됨으로써 문단에 데뷔한 그는 춘천과 연관이 깊다. 춘천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많은 작품의 무대가 춘천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향인 실레마을은 김유정 소설 속의 무대로 소설에는 당시 실레마을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이러한 위대한 작가 김유정, 그가 태어난 고향 춘천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에 김유정 생가(신동면 실레길 25)가 복원되어 있다. 기념관을 먼저 짓고 이어 생가를 복원하였는데 이후 지역주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져 춘천 여행의 명소가 되었다. 이 생가터에는 김유정 소설 특유의 해학성을 반영한 다양한 조형물도 있어 눈길을 끈다. 

춘천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에 복원되어있는 김유정 생가
춘천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에 복원되어있는 김유정 생가

김유정 생가는 초가이다. 가옥의 구조는 ㅁ자형을 이루고 있어 일반적인 민가의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김유정의 집안이 당시 일대의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던 계층이었음을 반영하기 때문인 듯하다. 규모로 보면 기와를 얹는 것이 더 어울리겠지만 집을 지은 김유정의 할아버지가 일부러 초가를 얹었다고 한다. 

초가의 정면에는 사랑방과 대청이 놓여 있다. 중문을 통해 안마당으로 들어가면 왼쪽으로 사랑방의 툇마루가 붙어 있고 맞은편 안채는 바깥에서 보이지 않게 배치돼 있다. 중간에 있는 부엌이 이 두 건물을 연결하고 있다. 이 건물의 매력은 의외로 이 안마당에 있다. 가만히 앉아서 네모난 하늘을 올려다 보면 세상 고즈넉하고 평화로울 수가 없다. 이렇게 한국적이고 문학적인 작가의 생가터를 춘천시에서 문화재로 삼아도 좋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요즘 호젓이 생가터와 김유정역, 문학촌을 거닐며 상춘객이 되어 봄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겨울을 견뎌 봄을 맞이하듯 이 모든 것들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춘천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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