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개미커뮤니케이션 박은수 대표

불개미는 살고 싶은 도시 1위, 춘천에 자리하고 있는 디자인회사입니다.
우리는 디자인회사지만, 때로는 재미있는 상품을 팔기도 하고, 재밌는 생각들이 생기면 툰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늘 유쾌하고 즐겁게 일합니다. 

불개미의 에너지를 느껴보라며 그들이 네이버에 포스팅한 소개글이다. 직장생활을 재미있게 한 컷으로 만들어 내는 유명한 곳이다. 2017년 그라폴리오에서 열렸던 출판서바이벌 프로젝트에 최종 당선과 함께 작업한 《어차피 다닐 거면 나부터 챙깁시다》 책도 출간됐다. 스스로 재능낭비툰이라 말하지만 재미있어도 너무 재미있다.

<불개미상회>동료들        사진 제공= 불개미상회
 불개미상회 동료들      사진 제공= 불개미상회

죽이 잘 맞는 팀이 자산이란다. 아이디어 회의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라고.

“6명이 일하고 있어요.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전사도 있고 힐러도 있고 법사도 있고요. 용기를 주는 직원도 있고, 지겨운 일도 묵묵히 쳐내는 직원도 있고요. 프로젝트 특성에 맞는 직원에게 전반적인 일을 맡기고 팀원들의 의견들을 수렴해서 같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로 작업해요. 우리 회사가 문을 닫으면 팀원들과 제가 갈 곳이 없잖아요. 책임감도 있고 서로 좋으니까 이 울타리를 지키고 싶은 거죠.”

인터뷰가 진행되던 중 포털사이트에서 보았던 ‘그분들’ 중 한 분이 지나간다. 박은수 대표의 대표(?). 직장상사였는데 지금은 상황이 역전돼서 실장 직책을 맡고 있는 남편. 서로 자기주장이 강해서 일할 때는 엄청 싸운다고. 다른 ‘그분들’을 만나지 못하고 전해 들었지만 이미 한 컷으로 보았기에 모두를 만난 듯 했다. 서로를 배려하고 독려해주고(“조금 더 주무시고 오세요~.” 같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참 좋단다. 

<불개미상회> 단체사진        사진 제공= 불개미상회
불개미상회 단체사진   사진 제공= 불개미상회

“2012년 시각디자인 전문 회사로 시작하면서 문화예술 공연 홍보물을 제작했어요. 자연스럽게 축제 작업도 참여하면서 보는 눈이 넓어졌어요. 지방이라는 환경은 딱히 분업화가 안 돼 있어 여러 방면을 경험하게 되거든요. 기획도 하고 글도 쓰고 디자인도 하게 되고. 그래서인가요? 개인의 성장은 더 빨랐다고 생각됩니다.” 

소도시에서 디자인회사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는 박 대표. 이유는 춘천의 시장상황.

“춘천의 한계가 분명히 있어요. 관에서 하는 지원 사업, 축제가 기획되지 않거나 사회적인 이슈로 행사가 취소되면 일거리가 없어요. 안정권이 없는 분야인 거죠. 폭풍 속에서 살았어요. 예측할 수 없지만 ‘내년에도 일이 있겠지!’로 나갑니다. 그만둘 수 없으니까 유지해 온 거예요(하하하).”

국정농단과 촛불시위로 시국이 이어질 때 일이 너무 없어 스스로 만들어서 해야 했다. 회사에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하는 우리 에피소드로 무언가를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 직원들을 본뜬 캐릭터들이 탄생했다. 한 컷 웹툰에 게재하니 반응이 좋았다. 불개미커뮤니케이션의 채널이자 브랜드인 ‘불개미 상회’이다. 뭐든 팔아보자는 의도로 시작한 것이 지금은 재능을 파는 곳이 되었다.

<불개미상회> BI         사진 제공= 불개미상회

“디자인 업무와 카툰 업무 비중이 해마다 달라요. 작년에는 카툰 업무가 높았네요. 삼성에서 이모티콘 제작 의뢰, 환경부 카툰 제작, 한화 드림플러스 창업관련 툰, 아로나민 SNS 카툰 제작 등 기업 툰 작업을 많이 했어요.” 

박 대표와의 인터뷰는 한 마디로 유쾌했다. ‘유명세를 한 번 뽑아보리라’ 다짐했던 시간이었는데 그의 대답은 역시 상상 밖인 것이 많았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그들의 재능이 더해져 그들만의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너무 젊으셔서 회사 끌어가기가…,” “괜찮아야죠(하하하).”

“사람을 좋아하시나 봐요.” “증오하기도 하는데(하하하).”

직장생활 툰. 사진 제공=불개미상회
직장생활 툰          사진 제공=불개미상회

“제가 진지한 사람이 아니어서 어떤 것에 의미를 두지 않아요. 심각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창업이라든가, 어려운 디자인회사를 이끌어 가는 것들이 용기가 있고 가치가 있고 그래서 유지한 것이 아니에요. 하다 보니 소소한 재미를 찾게 되고 처음부터 ‘철학적인 가치를 두고 성장해야지’하는 그런 거창함은 없었어요. 학창 시절에도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던 스타일이 아니었거든요. 미래의 거창함으로 지금을 살아가는 스타일이 아니라 생각이 들면 실행할 뿐이고, 힘든 시기일 때도 ‘한숨 자자. 일어나서 내 할일을 하자’ 뭐 이런 스타일이요. 허세 떠는 거, 진지한 거 싫어해요!”

“사공이 많으면?”이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nbsp; &nbsp; &nbsp; &nbsp;사진 제공=불개미상회
“사공이 많으면?”이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사진 제공=불개미상회

의미와 채널을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 재미에 반응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 정리를 하는 기자에게 건네주는 한 마디.

“지역신문이라 더 애정을 갖고 인터뷰하시는 것 같아요.”

이것이 불개미의 에너지인가 보다. 불개미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콕 집어 응원해주는 에너지. ‘재미’로 말하는 그들의 결이 힘든 우리에게는 응원으로 다가온다. 어떤 상황이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재미있는 그들만의 결을 만들어 가는 바로 ‘그곳’이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사공이 많으면?”이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까? 불개미는 이렇게(오른쪽 그림) 답했다.

백종례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