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의 다섯 번째 절기 청명. 

청명은 4월 5~6일 무렵에 든다. 보통 한식의 하루 전날이거나 같은 날이다. 올해 청명은 4월 4일, 한식은 4월 5일이다. 시기가 비슷해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라는 관용표현도 있다.

그야말로 청명한 춘천의 하늘. 청명이 지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오염된 대기도 깨끗해질까? 사진 제공=이효진
그야말로 청명한 춘천의 하늘. 청명이 지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오염된 대기도 깨끗해질까?       사진 제공=이효진

조선 후기 홍석모가 연중행사와 풍속들을 정리하고 설명한 세시풍속집인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따르면, 이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며, 임금은 이 불을 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과 360개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 줬다고 한다. 이 불을 임금이 하사하는 불이라는 뜻의 ‘사화’라고 불렀다. 청명 때가 되면 양기가 왕성해지기 때문에 이 기운을 받아 음기를 제거하라는 의미였다. 수령들은 한식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 해서 한식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청명과 한식은 이러한 이유로 붙어 있게 됐다.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시작하는데, 이것은 특히 논농사의 준비 작업이 됐다. 청명이 되면 비로소 봄밭갈이를 한다. 청명은 날씨와 관련된 속신이 많다. 청명이나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잘 되고 좋지 않으면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점친다. 바닷가에서는 청명과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어종이 많아져서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하여 날씨가 좋기를 기대한다. 반면에 이날 바람이 불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청명에 나무를 심는데, 특히 ‘내 나무’라 부르며 아이가 혼인할 때 농을 만들어줄 재목감으로 나무를 심었다. 식목일이 4월 5일로 정해진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날 성묘를 가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청명이나 한식은 지상에 있는 신들이 하늘로 올라간 날이어서 특별히 택일을 하지 않고도 산소를 돌보거나 이장을 해도 좋다고 믿는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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