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현(국제 장례지도사 교육원장)

구석기시대부터 초기 철기시대까지의 선사시대는 역사적 기록이 없다. 따라서 유적이나 유물, 고분을 통하여 당시의 사상이나 신앙, 풍습, 사회제도, 장묘방법 등에 관해 살펴볼 수밖에 없다. 이 시대를 전후하여 나타나는 장법들은 주로 거석문화와 함께 돌을 쌓거나 땅을 파서 시체를 묻는 장법이다. 고인돌은 한국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양식이다. 

한국의 고인돌은 제주도를 포함하여 전국에 분포하나 한 곳에 수백기의 고인돌 군을 이루는 곳도 있다. 많은 고인돌에는 유물이 전혀 없거나 있어도 매우 미미해 고인돌이 세골장(洗骨葬)혹은 이차장(二次葬)용의 무덤일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또한 고인돌 축조에 필요한 거대한 돌은 몇 백 킬로그램에서 큰 것은 몇 십 톤에 이른다. 이러한 돌을 운반하는데도 대규모 인력이 필요로 했을 거라는 유추에 이것이 족장등의 지배 계급들의 묘라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이러한 궁금증과 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고인돌을 춘천시에서는 15억3천만 원을 투입해 고인돌 테마공원이라는 미명아래 한군데 모아 전시하는 계획을 세웠다. 고인돌 테마공원은 유적의 학술적 중요성과 유적가치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추진된다는 이유를 달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문화재 유적은 그 자리에 있을 때 사적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옮겨 그 자리를 훼손하면 이미 유적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모조품이 되는 것이다. 고인돌이 축조된 그 자리는 선사인들의 생활터전이요, 그곳에 세울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혈세를 낭비하며 유적을 훼손해서야 되겠는가? 좀 더 숙고하여 문화재 유적관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

 

이에 대해 춘천시는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고인돌만 이전”

고인돌 등 문화유적은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원칙이며 춘천시 또한 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춘천시에는 총 30개 정도의 고인돌이 산재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의 고인돌에 대해서는 시와 강원대, 춘천교대의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나머지 절반은 도로변이나 농지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영농, 건설 등의 재산권행사를 할 수 없다는 토지주들의 민원이 속출했고, 해결책 모색 중 지난해 발산리 고인돌군 일대가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됨을 기회로 국비 50%, 도비 25%의 지원을 받아 주변 부지를 함께 매입해 고인돌공원 조성을 추진하게 됐다.

따라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고인돌에 한해 향후 고인돌공원으로 옮겨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춘천시 문화콘텐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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