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람길 조성공사 열병합시설 때문에 중단”
시민들 “국민혈세를 그렇게 허투루 쓸 수 있나”

춘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고속도로 쪽 석사천 주변부지가 황량하게 파헤쳐진 채 방치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를 시작했다.

시청 관련부서인 건축과 담당자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쓰레기가 많아서 하천 주변 공사를 시작하게 됐고 추후 조경이나 조성, 정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석사천 근처에서 운동하는 시민들이 많으니 경관 조성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하천 주변에 개나리와 잣나무가 많아 조경을 따로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경관이 좋아질 것”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춘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고속도로 쪽에 위치한 석사천 주변부지.

시민들의 반응은 달랐다. A 씨는 “석사천에 사는 수중생물과 새들이 많은데 이렇게 공사를 해버리고 방치하면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서식지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며칠 후 시청의 다른 관련부서인 녹지공원과에 같은 질문을 해봤다. 담당자는 “원래 이곳에 ‘바람길 조성 사업’으로 나무를 식재하려고 공사를 했었는데, 근처에 ‘열병합시설’이 있다는 게 확인돼 나무 식재를 할 수 없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천 근처 땅은 도에서 관할하고 있어서 ‘석사 사업’으로 국비사업 공모에 신청을 한 상황이지만 결과는 10월에 나와서 그때 가서야 어떻게 할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천 근처에 시민들이 많이 지나다니기 때문에 나무를 식재할 수는 없지만 경관 조성을 위해 꽃이나 수변식물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시민 B 씨는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계열병합시설이 있는지 몰랐다는 시정부의 해명을 아해할 수 없다”며 “시민의 혈세를 쓰려면 사전에 꼼꼼하게 챙겨보고 써야지, 그렇게 허술하게 쓰면 되겠냐”고 꼬집었다. 

성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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