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동, 김 후보 사퇴와 책임 있는 수사 촉구
김 후보, "개인적인 일탈 행위로 보인다" 해명

제21대 총선을 불과 사흘 앞둔 12일, 세월호 6주기 추모 현수막을 훼손하고 훔치는 사건이 터졌다. 현수막 훼손 혐의로 김진태 미래통합당 후보 측 선거운동원이 경찰에 입건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춘천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13일 오전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 측의 세월호 추모 현수막 훼손 및 절도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시민행동 측은 세월호 추모 현수막 훼손과 관련, 김진태 후보의 사퇴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사죄를 요구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춘천시민행동이 13일 오전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세월호 추모 현수막 훼손 및 절도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춘천시민행동이 13일 오전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세월호 추모 현수막 훼손 및 절도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밤 10시 30분경 시민행동 측은 팔호광장에서 운교사거리 방향에 게시한 세월호 추모 현수막 일부가 훼손·절도 당한 현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수막을 내건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라고 시민행동 측은 밝혔다. 해당 현수막들은 세월호 참사 6주기 추념사업의 일환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신청과 모금을 통해 제작됐다. 

12일 저녁 시민행동 측이 세월호 현수막 훼손 현장에서 직접 찍은 동영상. 김진태 후보 측 선거본부 차량에서 경찰이 훼손된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꺼내고 있다. (사진 제공=시민행동)
12일 저녁 시민행동 측이 세월호 현수막 훼손 현장에서 직접 찍은 동영상. 김진태 후보 측 선거본부 차량에서 경찰이 훼손된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꺼내고 있다. (사진 제공=시민행동)

시민행동 측은 “현장에는 김 후보 선거본부 차량이 있었고, 흰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40대 남성이 면도칼로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자르는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입회하에 내부를 확인한 김 후보 선거본부 차량에서 훼손된 현수막 23장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시민행동 측은 기자회견 직후 춘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김진태 후보는 이에 대해 13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선거운동원이 맞고, 뒤늦게 보고를 받았다”며 “개인적인 일탈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알았다면 당연히 말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3일 오후 김진태 미래통합당 후보의 유세차량이 세월호 추모 현수막 앞을 지나고 있다. 현수막에는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13일 오후 김진태 미래통합당 후보의 유세차량이 세월호 추모 현수막 앞을 지나고 있다. 현수막에는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경찰에 입건된 김 후보 측 선거운동원 A씨는 기자들에게 “그동안 춘천시에서 불법 옥외광고물을 철거해 왔기에 제가 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또 현수막 훼손은 자신의 개인적인 일탈행위이며, 책임을 지고 김 후보 선거운동원을 그만뒀다고 밝혔다. 

시민행동 측은 “그동안 세월호 진상규명에 빠짐없이 반대하고, 유가족들에 대해 막말을 하고도 사죄하지 않은 국회의원이 김진태 후보”라며 김 후보의 사퇴와 경찰의 책임 있는 수사를 촉구했다. 

임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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