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 장애인 고용한 춘천 기업인 인터뷰
“장애인 인턴제 등 활용, 신중하게 고용하길”

고용노동부는 제40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의무고용 사업체의 장애인 고용이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도 2/4분기 합계 취업률은 60.6%다. 장애유형별로 살펴보면 시각장애인의 취업률은 86.1%에 달한다. 이어 장루요루장애가 70.3%, 자폐성 장애가 67.2%, 지적장애가 65.6 순이다. 취업률이 낮은 순으로 보면 언어장애가 41.4%, 정신장애가 43.1%, 뇌전증 장애가 43.8%였다.

하지만 단순한 수치만으로 장애인 취업 실태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춘천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A대표를 만나 실제 어려움과 개선 방안을 하심탄회하게 물어봤다. A대표는 다소 민감한 문제이니 업종이나 이름은 익명으로 해 달라고 부탁했다.

장애인을 고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 대기업에서 근무했다. 대기업에 있을 때 몇 년간 ‘장애인 고용 TF팀’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다. 그 때부터 장애인 취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후 회사를 나와 내 사업을 하면서 장애인을 고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장애인을 고용한 지 얼마나 됐나?

2010년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시작했으니, 이제 10년 정도 됐다.

장애인 고용의 실제적인 어려움은 무엇인가?

우리 업체에는 신체장애인은 없고 정신지체장애인만 근무하니, 지체장애인 고용에 대해서만 말하겠다. 사실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일반인의 판단으로 일을 맡기면 쉽지 않다. 잦은 실수는 말할 것도 없고 근무 중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냥 집으로 가버린다. 또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어서 작업 방식을 바꾸려하지 않는다. 

특히 요즘 IT를 접목한 첨단 기술이 상용화 되면서 그분들은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단순 업무까지 휴대전화와 연동하는 추세다 보니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인

장애인을 고용하려는 사업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지 말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지원하는 ‘장애인 인턴제’를 이용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직접 함께 일을 해보고 판단을 해야 한다.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 

주위에서 좋은 일을 한다며 함께 하자는 분들도 많았지만 다 거절했다. 그저 감상적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함께 일을 하면서 각각의 능력을 파악하고 적합한 업무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면 오히려 장점이 발휘된다. 가령 어떤 분들은 단순 업무를 맡으면 외부의 변동이 없을 경우 끝까지 일을 완수해 낸다.

일반적인 사업체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비율이 높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이다. 아직까지는 개인이 특별한 뜻을 가져야만 시작할 수 있는 것 같다. ‘장애인 고용장려금’ 등 지원이 있지만 장애인 고용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사업적으로 장점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 만약 세금이나 퇴직금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이 생긴다면 장애인을 동등하게 고용하는 문화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변화가 쉬울 것 같지는 않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수많은 업체에서 생산이나 서비스가 자동화·기계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단순 노동에서 먼저 시작된다. 가장 먼저 장애인들의 인력이 대체된다는 의미다. 고급인력은 4차 산업 시대에서 살아남겠지만 이분들이 어떤 일을 하며 다가올 미래를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업계에서도 장애인의 인력이 불필요하게 된지 꽤 시간이 지났다. 개인적으로 스스로 다짐한 바가 있어서 언젠가는 변하겠지만 최대한 변화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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