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기자

지난 20일부터 초등학교 전 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했다. 2학년 아들을 둔 기자 아빠로서 의무감 반, 호기심 반으로 첫 온라인 수업을 참관했다. 경험 못한 독자들을 위해 솔직한 감상을 전하기로 한다.

저학년 아이들은 일방향으로 전달되는 온라인 수업을 따라가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1학년의 경우는 특히 걱정이 됐다. 지난해 경험해본 바로는, 1학년 아이들은 입학 시 학력 편차가 큰 편이다. 한글을 완전히 떼고 오는 아이, 어느 정도만 익힌 아이, 전혀 모르는 아이들이 한 교실에 모여 있다. 이처럼 제각각인 아이들을 선생님이 세심하게 개인 지도하며 균형을 맞추는 사이 1학기가 지나간다. 1학년 1학기는 본격적인 교과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과정인 셈이다. 강원도교육청은 이 준비과정에 공을 들이도록 한글책임교육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온라인 원격수업에선 선생님이 아이들을 세심하게 개인지도 할 수가 없다. 그러니 1학년 아이를 둔 부모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한글책임교육 담당 선생님 역할을 떠맡아야 한다.  

다행히 한글을 깨우친 2학년 아들과의 온라인 수업. 서둘러 준비했음에도 수업의 완성도가 높아 보였다. 2학년에게 알맞은 수준의 어휘로만 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조금씩 섞어가며, 노련한 교수법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제 감염병 상시 유행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울한 전망도 있는 만큼, 온라인 수업에서 아쉬웠던 점 두 가지만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는 시간 배분이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과목이 거의 30분 내외로 구성돼 있다. 물론 총 학습시간은 차이가 나지만 동영상 강의의 특성상 한번 틀어 놓으면 중간에 맥을 끊기가 어렵다. 오프라인이라면 선생님이 중간에 멈췄다가 다시 시작할 때 앞부분의 설명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은 기계적으로 끊어질 뿐이다. 또 30분이라는 시간은 저학년의 경우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교실에서 대화를 주고받는 시간과 화면을 집중해서 보아야만 하는 시간은 체감의 길이가 다를 수 있다.

둘째는 부모를 위한 교육 지침서이다. 부모는 지나 간 시대의 학생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기억이 살아날리 만무하다. 기억이 난다해도 학생의 기억이다. 따라서 선생님의 역할을 하기 위해선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새롭게 배우고 익혀야 한다. 

2학년 국어수업에 발과 손으로 박자를 맞추며 리듬감 있게 시를 읽어야 하는 부분이 나왔다. 30여 년 전 책상을 때리면서 뭔가 했던 것 같은데,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동영상 모퉁이에 간단하게라도 교수법을 살짝 알려주면 훨씬 좋을 텐데…”.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