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생네트워크 설문조사…99.2% “등록금 반환 필요하다”
대학 “법적근거 없다”…교육부 “저금리 학자금 대출” 등 제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전국의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가 커지고 있다.

27개 대학 총학생회로 꾸려진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지난달 14~19일 국내 203개 대학 2만1천7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99.2%에 달했다. 

등록금 반환이 필요한 이유로는 ‘원격 수업의 질이 떨어져서’(82%), ‘시설 이용이 불가능해서’(7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강원대학교가 1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기로 밝힌 가운데 한 대학생이 영·미문학에 관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대학들은 등록금 반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법적근거도 없고 오프라인 개강을 하지 않더라도 대학 운용에 필요한 비용은 동일하게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대학들은 재원 마련을 위해 교육부에 대학 관련 예산 사용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해줄 것과 ‘재난장학금’ 등 국가장학금 예산 증액 등을 건의했다. 또한 ‘대학혁신지원사업비’의 용도 제한 해제도 제안했다. 교육부는 국가장학금 제도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업비를 재난장학금으로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대신 학자금 대출 금리를 1학기 0.2%p 내리고 2학기에 0.15%p 추가 인하하는 등 저금리 혜택 지원을 제시했다.

춘천 소재 대학 학생들의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약간의 온도차가 있다.

강원대 총학생회 간부 A학생은 등록금 환불 이전에 온라인 강의 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강의 시작 초반부터 등록금반환요구를 강하게 요구했던 것도 온라인 강의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최근에는 많이 좋아져서 초기에 비해 불만이 어느 정도 가라앉기는 했다. 하지만 전공에 따라서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장학금 확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해주길 바란다.”

강원대 사범대학의 B학생은 “전공에 따라 입장이 좀 다르다. 실험·실습 등 대면 강의가 꼭 필요한 전공자들은 불만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분자생명과학을 전공하는 C학생은 “우리 같은 계열의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등록금 환불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며 “강원대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도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한림대의 D학생도 “초기에 비해 온라인 강의 수준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전공에 따라 만족도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환불을 강하게 요구하는 학생이 여전히 많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내 주요대학은 등록금 환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등록금 환불 요구의 불씨가 된 온라인 강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면 개강 분위기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193곳 중 절반 이상이 5월 초부터 대면수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지역 대학 중 온라인 강의를 1학기 내내 유지하기로 결정한 강원대를 제외하고 한림대·송곡대·한림성심대·폴리텍은 대면수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한국폴리텍Ⅲ대학 춘천캠퍼스는 6일부터 대면수업을 재개하고, 한림대는 11일부터 대면 수업을 병행한다. 실험·실습·실기 교과목 등 대면 수업이 반드시 필요한 교과목, 대면 수업 없이는 학점 이수가 불가능해 졸업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한림성심대도 11일부터 실기교과목에 한하여 대면 강의를 진행하고, 송곡대는 18일부터 일부 실습 교과목 등에 한하여 대면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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