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오비이락이길 바란다. 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진 일은 정말 억울한 오해다. 마침 배가 떨어질 찰나에 까마귀가 날았을 뿐인데 이를 지켜 본 사람들이 까마귀가 배를 떨어뜨렸다고 비난하면 까마귀로서는 정말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 된다.

강원도가 까마귀의 심정일지 모르겠지만 도민의 입장에서는 레고랜드 문제를 처리하는 강원도의 행위에 의구심을 낳을만한 여지가 충분히 있다. 까마귀가 날자 배가 떨어진 것과 같이 우연히 두 일이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을 뿐 두 가지 일을 일으키게 한 공통의 원인이 없었다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다면 걱정이다.

공통의 원인이란 이른바 ‘슈퍼 여당 효과’다. 레고랜드 문제 처리가 기자회견 등 시민들의 저항을 불러일으킨 이유가 국회 의석의 과반을 넘어 단독개헌이 가능할 정도의 의석을 차지한 나머지 ‘이제는 좀 자신 있게 밀어붙여도 되겠다’고 생각한 결과가 아닐까 의심해볼 수 있다. 춘천과 강원도의 행정수장이 모두 민주당이고 시의회, 도의회가 모두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국회마저 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 결과를 보면서 든 오만함으로 도민에게 돌아가야 할 세금을 함부로 쓰는 것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원컨대 과도한 해석이고 오비이락이길 바란다. 그러나 다행히 오비이락이었다고 하더라도 레고랜드 사업에는 춘천시민과 강원도민이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가지면서 함께 논의를 하자고 요구해야 할 내용이 많다.

레고랜드 사업은 아무리 잘 돼도 결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없는 일임에도 끊임없이 일을 추진해가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애초에 이 사업은 강원도에서는 어떤 재정적 지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업이라 해서 시작됐다. 2013년 10월 최문순 도시사는 강원도의회 본회의에서 ‘강원도의 돈이 한 푼도 들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렇게 시작한 사업에 이미 2천억 원 이상의 국민 혈세가 들어갔다. 일본 등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백 보를 양보해서 레고랜드가 성공해 수익을 낸다고 하더라도 좋은 결과가 되기는 어렵다.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이 거짓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사과나 반성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다시 또 돈을 붓게 되었다. 레고랜드 사업의 주체인 중도개발공사의 자금난을 해결해주기 위하여 지난 2013년 약 33억(부지에 따라 60억)원에 소유권을 넘긴 도 소유의 중도 일부 땅을 불과 7년 만에 8배가 오른 255(부지에 따라 256억)억 원에 되 사는 방식으로 돈을 넣는다. 강원도가 제출한 중도 사업부지 재매입안이 지난 29일 끝난 강원도의회 제290회 임시회의 본의회에서 가결됨으로써 또 다시 시민의 세금 222억(196억) 원을 추가로 투입하게 되었다. 

사건이 이렇게 진행되다 보니 정의당 강원도당에서는 27일 성명서를 내 엄청난 이자 비용이 발생했던 알펜시아와 같은 결과가 레고랜드에서도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표했다. 2017년에 이미 레고랜드의 대출금이 2천50억 원에 달해 하루 이자가 1천200만 원에 이른다는 평가가 나왔던 터라 근거가 없지는 않다. 29일에는 ‘춘천 레고랜드중단촉구 범시민 대책위원회’가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 이상 손해를 키우지 말고 여기서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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