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특집①] 《춘천사람들》이 뽑은 한국 창작 동화 3선
[가정의 달 특집①] 《춘천사람들》이 뽑은 한국 창작 동화 3선
  • 홍석천 기자
  • 승인 2020.05.11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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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푸르구나~♪ 가족과 함께 즐겨 보아요~♬

어린이날을 맞이해 한국 아동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방정환의 〈만년 샤쓰〉, 마해송의 〈바위나리와 아기별〉, 이상의 〈황소와 도깨비〉의 줄거리를 요약했다. 외국 동화와는 다른 한국 아동문학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만년 샤쓰 - 방정환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창남이는 가난하지만 매사에 적극적이고 밝은 성격을 가진 학생이다. 수업시간에는 엉뚱한 대답으로 친구들과 선생님을 즐겁게 한다.

생물시간이었다

“이 없는 동물이 무엇인지 아는가?”

선생이 두 번씩 거푸 물어도 손드는 학생이 없더니 별안간 “넷!” 소리를 지르면서 기운 좋게 손을 든 사람이 있었다.

“음, 창남인가, 어데 말해 보아.”

“이 없는 동물은 늙은 영감입니다!”

“예에끼!”

어느 겨울 체육시간 선생님은 양복저고리를 벗고 샤쓰만 입고 운동을 하게 한다. 그런데 창남이는 옷 벗기를 주저한다. 선생님이 왜 옷을 벗지 않느냐고 묻자 창남이는 “선생님, 만년 샤쓰도 좋습니까?”하고 되묻는다. 그리고 옷을 벗으니 맨몸이었다. 왜 샤쓰를 안 입었냐고 묻자 옷이 없어서 못 입었다고 대답한다. 이후로 창남에게는 만년 샤쓰라는 별명이 생긴다.

그러던 어느 날 창남이는 더욱 희한한 몰골을 하고 학교에 왔다. 위에는 맨가슴에 양복저고리, 아래는 다 뚫어진 조선바지, 맨발에 짚신 차림이었다. 체육 선생님이 이번에는 어찌된 일이냐고 물으니 창남이는 그제께 마을에 불이 나서 그렇게 됐노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선생님은 “그렇지만 양복바지는 어저께도 입고 있지 않았니? 불은 그저께 나고…….”라며 다시 물었다. 이때 창남이가 들려주는 대답이 가슴을 울린다. 창남이의 집은 반쯤 탔지만 마을에는 집이 몽땅 타버린 이웃이 많았다. 그래서 어머니와 창남이는 딱 한 벌씩의 옷만 남겨 놓은 채 이웃들에게 모두 나누어주었다. 하지만 추운 겨울이라 한 벌의 옷만으로는 추위를 막을 수 없었다. 창남이는 등교하기 전 벌벌 떨고 있는 어머니에게 샤쓰와 버선을 벗어 주었다. 어머니께는 샤쓰와 버선이 하나 씩 더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맨몸에 맨발 차림으로 등교했던 것이다. 선생님은 벌거벗은 몸과 발을 어머니가 봤을 텐데 어떻게 거짓말을 할 수 있었는지 의아해 한다.

“아아, 선생님…….”

하는 창남이의 소리는 우는 소리같이 떨렸다. 그리고 그의 수그린 얼굴에서 눈물 방울이 뚝뚝 그의 짚신 코에 떨어졌다.

“저희, 저희 어머니는 제가 여덟 살 되던 해에 눈이 멀으셔서 보지를 못하고 사신답니다.”

 


바위나리와 아기별 - 마해송

남쪽 나라에 사람도 짐승도 지나지 않는 쓸쓸한 바닷가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닷가에 작은 풀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풀은 자라서 파랑 색 꽃을 피워냈다. ‘바위나리’라는 꽃이었다.

바위나리는 외로워서 친구를 기다렸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 이렇게 아름다운 나를 귀여워해 줄 사람이 없고나!”

어느 날 남쪽 하늘에 제일 먼저 뜨는 아기별이 바위나리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너무나 처량한 목소리에 아기별은 하늘나라 임금님에게 이야기도 하지 않고 바위나리에게 날아가 왜 우냐고 물어보았다. 바위나리는 너무나 기뻐서 “왕자님! 왕자님!”하고 부르며 함께 놀자고 졸랐다. 아기별은 바위나리가 너무 귀여워 밤새 노래도 부르고 숨바꼭질도하며 놀았다. 동이 트려하자 아기별은 깜짝 놀라서 “큰일 났다. 바위나리! 우지 마라. 오늘 밤에 또 올 테니.”하고는 하늘로 돌아갔다. 그렇게 바위나리와 아기별은 밤마다 함께 놀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아기별은 너무 늦게까지 놀다가 그만 늦어 버렸다. 하늘문은 이미 굳게 닫혔고 문지기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몰래 성벽을 넘어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하늘 임금님은 아기별이 밤마다 바위나리에게 놀러 간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임금님은 아기별을 불러 호통을 치고는 외출을 금지시켰다.

아기별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바위나리는 점점 시들어 갔다. 어느 날 찬바람이 불어와 바위나리를 바다로 날려 버렸다. 아기별은 아기별대로 바위나리를 만날 수 없게 되자 매일 울기만 했다. 하루는 임금님이 아기별에게 와서 “너는 요사이 밤마다 울기 때문에 별의 빛이 없다. 빛 없는 별은 쓸 데 없으니 나가거라”하고 하늘문 밖으로 쫓아버렸다. 하늘에서 쫓겨난 아기별은 바위나리가 빠졌던 그 바다에 풍덩 빠져버렸다.

그 후로도 해마다 해마다 아름다운 바위나리는 피어나옵니다.

여러분은 바다를 들여다본 일이 있습니까? 바다는 물이 깊으면 깊을수록 환하게 맑게 보입니다. 웬일일까요? 그것은 지금도 바다 그 밑에서 아기별이 빛나는 까닭이랍니다.

 


황소와 도깨비

어떤 산골에 돌쇠라는 나무장수가 살고 있었다. 돌쇠에게는 잘생긴 황소 한 마리가 있었다. 돌쇠는 황소를 퍽이나 귀여워했다.

어느 겨울 장작을 팔기 위해 황소와 길을 나서는데 길에서 도깨비가 튀어나와 “돌쇠 아저씨, 제발 살려 주십시오”라고 애걸했다. 도깨비의 사연은 이러했다. 1주일 전쯤 인가 근처에 놀러 나왔다가 사냥개에게 꼬리를 물리고 말았다. 그런데 도깨비는 꼬리가 없으면 아무런 재주도 피우지 못하기 때문에 숲속에 숨어 있었다. 돌쇠는 아무리 도깨비 새끼라지만 측은한 생각이 들어 물었다. “살려 주기야 어렵지 않다마는 대체 어떻게 해 달라는 말이냐?” 그러자 도깨비는 황소의 뱃속에 두 달만 살게 해 달라고 졸랐다. 돌쇠는 황당했지만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런데 약속한 두 달이 다 되었지만 도깨비는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두 달이 지나자 황소는 배가 아파 겅중겅중 뛰기 시작했다. 돌쇠는 황소의 뱃속에 잇는 도깨비에게 왜 약속을 지키지 않고 황소를 아프게 하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도깨비는 나가고 싶지만 그동안 살이 너무 쪄서 황소의 목구멍으로 도저히 나갈 수가 없다며 어떻게 해서든 황소에게 하품을 시키면 그때 빠져나가겠다고 말했다. 돌쇠는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어떻게 황소가 하품을 하게 만들지 몰라 막막했다. 코를 찔러보기도 하고 간지럼을 태우기도 하면서 하루 종일 애를 쓰다 보니 피곤해 졌다.

차차 몸이 피곤해서 눈이 아프고 머리가 혼몽하고 졸렸습니다. 그래서 그만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입을 딱 벌리고 기다랗게 하품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 때입니다. 돌쇠가 하품을 하는 것을 본 황소도 따라서 길다란 하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황소가 하품을 하자 도깨비는 밖으로 튀어 나왔다. 돌쇠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선물로 황소의 힘을 100배나 세게 만들어 주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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