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람길 요충지 캠프페이지 터, 토양오염 철저히 가려야
[사설] 바람길 요충지 캠프페이지 터, 토양오염 철저히 가려야
  • 춘천사람들
  • 승인 2020.05.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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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사용할 녹지공원을 조성 사전작업으로 문화재 조사를 진행하던 옛 미군기지 ‘캠프페이지’ 터에서 부실한 토양오염 정화작업이 의심되는 기름흙이 발견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1951년부터 2005년까지 미군이 사용하면서 헬리콥터 등의 비행에 필요한 기름 유출이 컸던 탓인지 ‘캠프페이지’ 터는 반환되는 전체 땅의 약 1/10에 가까운 토양에 대해 오염 정화작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환 결정 당시 백혈병을 유발하는 발암물질 벤젠 등 다양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는데 토양뿐만 아니라 지하수까지 오염되었음이 확인되었다.

토지 정화작업은 국방부가 맡았다. 한국농어촌공사에 실무를 의뢰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작업했다. 하지만 이번에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분명한 기름띠가 확인되었다. 작업 중 내린 비에 기름이 떠다니는 것을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춘천시가 상지대에 시료를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고 하니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불안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다. 특히 한 매체를 통해 밝힌 국방부의 관계자의 태도는 작은 분노감마저 들게 할 정도다. 춘천의 캠프페이지 토양오염이 새로운 문제로 드러나는 듯하자 지난 해 원주시로 반환된 옛 미군기지 ‘캠프롱’의 토양오염 정확작업은 춘천과 달리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캠프페이지’ 토양 정화 작업을 하던 당시 춘천의 시민단체가 연합하여 작업과정과 정보를 공개하라고 그렇게 열심히 요구했음에도 묵살했던 국방부의 입장은 왜 그랬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태도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따져보기로 하더라도 이번 조사만큼은 철저히 진행해야 하겠다. 보이는 것만 할 것이 아니라 지하수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토양 오염이 되면 그 위에 생물이 제대로 살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어린아이들이 마음껏 뒤놀게 될 공원 바닥에 발암 물질이 흥건하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지하수에 스며들어 퍼졌을 가능성을 생각하면 주변 토양까지 광범위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

캠프페이지 터의 토양 오염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조성될 녹지공원의 이용과 관련해서만이 아니다. 이 시민공원이 춘천시가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꾸며가고 있는 바람길 녹지축 조성사업과 관련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세먼지와 더운 분지 지형의 춘천에서 미세먼지와 더운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해 대룡산 등 주변 산림과 도심을 연결하는 바람길을 만드는 데 ‘캠프페이지’터는 중심축이 되는 공간이다. 여기에 나무와 풀이 건강히 잘 자라면 큰 상승효과가 생길 수 있겠지만 그 반대라면 많은 손실이 야기될 수 있다. 

허영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캠프페이지’ 터도 함께 활용해 제3호 국가정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논의를 끌어 온 끝에 2022년 착공될 동서고속화철도의 춘천 역세권 개발에도 캠프페이지의 공원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2012년 국방부가 춘천시에 캠프페이지 환경오염 정화 완료 검증 및 준공 보고서를 제출했을 당시에는 그저 서류만 보고 작업완료를 인정해주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공무원과 시장이 직접 현장을 다니면서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에게 투명하게 이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춘천시정부가 지금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광범위한 ‘녹색화’ 작업을 제대로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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