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범 (근화 소양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원)

‘무엇 때문에 소통공간을 조성하고, 왜 공·폐가를 철거하여 쌈지 주차장을 만드는가?’

혼자 남은 사무실에서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본다.

‘사회경제·환경·물리적으로 활성화 시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해서...?’

뻔한 대답을 문서에 적어본 뒤 컴퓨터를 로그아웃 하려던 찰나 나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마중물 사업이다. 한 바가지의 마중물인 도시재생(뉴딜)사업비를 붓고 펌프질을 하여 지하수라는 ‘도시재생 활성화’ 즉, 성과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근화·소양 도시재생사업의 경우 경제·산업, 인구·사회, 그리고 공간·환경으로 나누어 목표를 정해놓았다. 번개시장 점포수를 늘리고, 지역 내 거주인구수를 증가시키고, 사회적경제 조직을 창업케 하거나, 공·폐가 수를 저감시키는 것이 사업의 목표이다. 이것은 사업비를 투입하여 얻는 마중물 사업의 성과이자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인 것이다. 

센터에서 아무리 괜찮은 재생기법을 사용하고 행정에서 뒷받침해주더라도 주민과 시민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구도심을 활성화시키기란 것은 하늘의 별 따기이다. 막연하게 ‘스토리’만 외치고, ‘역사·문화’만 찾을 게 아니다. 분명하게 목표 안에서 세부 사업들이 행해져야 하고 사업을 해서 어떤 성과를 낼지 현실적으로 따져 봐야 한다. 주민이 원한다고 다 할 수 없고, 디자인이 예쁘다고 해서 모두 치장해서도 안 된다. 도시재생사업은 사업 전부터 종료 이후까지 전적으로 주민이 이끌어 가야 하기에 주민이 지는 부담감도 크다. 

근화·소양 도시재생 주민협의체에서는 그동안 도시재생사업 관련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매월 정기회의를 개최하여 논의된 내용에 따라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며 크고 작은 일들을 꼼꼼히 챙겨왔다. 이제 사업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는 사업의 성과를 위해 누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냉정하게 판단할 때이다.

여기도 저기도 만드는 소통공간과 쌈지 주차장은 왜 만들까? 이는 지역주민에게 편의성을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유입될 시민에게 생활SOC를 제공하여 정주여건을 조성하는 것인데 이는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철저히 계산된 마중물 사업의 성과인 셈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시민과 함께 얘기하고 마을을 소개하고 마을 활동에 그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우리는 그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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