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소비가 고민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았다. 난생 처음 공돈이 생기니 약간 어안이 벙벙하다. 뭘 살지 몰라 일단 식재료와 아이들 옷을 좀 샀다. 학창시절 경제시간에 ‘정부’, ‘기업’, ‘국민’의 삼각형을 그려놓고 서로 간에 무엇을 주고받는 지 배웠지만, 소비에 대해서는 심각히 고민해 본적이 없었다. 코로나19 이후 기본소득 개념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온 느낌이다. 이제 ‘돈을 어떻게 벌까?’만 고민할 때가 아니다. ‘어떻게 합리적이고 공리적으로 돈을 쓸까?’도 고민해야 한다. 인간은 점점 생산 주체에서 소비 주체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 홍 기자

 

인정할 수 있는 용기

지난 14일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에서 열린 ‘디지털 성착취 범죄’ 관련 집담회를 취재했다. 행사 후반, 토론 자리에서 춘천 YWCA 청소년동아리연합회 회장이 말문을 열었다. “청소년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제대로 된 성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호소였다. “지금까지 피해자에게 ‘피해를 피하라’고 다그치는 식의 성교육을 받아왔다”며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집담회의 기조발제를 맡았던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10년 넘게 성교육을 해온 사람으로 개탄할 일이다. 하지만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고 받아들여한다. 교육을 받는 당사자가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한다. 바꾸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기성세대 교육자로서 기꺼이 잘못을 시인하고 인정한 것이다. 

저러한 용기가 하나 둘 모인다면 이 어지러운 사회도 조금씩 변하지 않을까, 희망을 품어본다. - 성 기자

 

내안에는 구멍 난 천피스 퍼즐들이…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마 던지지 못했던 질문이 목구멍에 매달려 불편한 이물감을 준다. 예술가나 평범한 시민들을 만날 때 가끔 있는 일이다. 상대방의 콤플렉스나 드러내기 싫은 기억 같은 것이다. 그걸 캐물으면 기사가 좀 더 입체적일 수 있겠지만 차마 묻지 않는다. 독자가 불편하지 않게 글로서 여백을 메워 데스크로 넘긴다. 그것들은 구멍 난 천피스 퍼즐이 되어 나만의 비밀로 남아있다. - 박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