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어떤 곳인가요?  뭐가 유명하죠?  춘천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들어본 질문이다.  낭만적 풍경, 닭갈비, 막국수, 축제 등 습관적으로 내뱉는 답변들만으로는 아쉽다. 춘천에서 살지만 잘 모르거나 잊고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리라. 최근 출판된 두 권의 책은 이러한 답답함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춘천에서 나고 자라 작품 활동을 하는 이수환 작가의 두 번째 사진집 《춘천의 일상》은 애정과 근심이 섞인 눈으로 포착한 춘천의, 춘천에 의한, 춘천을 위한 사진들이 담겨있다. 이 작가는 “지금까지 내가 한 일이라고는 춘천에 대해 사진을 찍고, 춘천에 대해 글을 쓰고, 춘천과 관련한 여러 일을 했을 뿐이다”라며 애정을 드러낸다.

흑백의 필름으로 담아낸 《춘천의 일상》은 춘천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추억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아날로그 적인 감성을 자아낸다. 

첫 번째 장 春川(춘천)에는 호수, 공사 중인 고층 아파트, 텅 빈 도로, 낡고 인적 드문 골목길, 오래된 상점들, 옛 약사동 풍물장터의 막걸리 집 등 친숙한 현재와 과거의 일상적 풍경이 한 편의 기록영화처럼 담겨있다.

두 번째 장 中島(중도)에서는 레고랜드 공사로 사라져 버린 중도의 옛 모습을 기억해 내고 대규모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 현재의 중도를 근심 어리게 바라본다.  과거 중도에서 야유회를 즐기는 사람들의 사진과 현재의 황량한 벌판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작가는 “지금까지 고향 춘천의 모습을 담기 위해 15년의 시간을 고군분투하며 보냈는데, 앞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춘천의 산과 강, 사람 등 많은 이들의 눈에 띄지 않은 풍경들을 담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라고 희망을 전한다.

 

춘천 출신 소설가이며 현재 김유정 문학촌 상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석순 작가가 고향 춘천을 소개하는 《춘천》을 펴냈다.

21세기북스가 기획한 ‘대한민국 도슨트’시리즈 네 번째이다. 이 시리즈는 각 지역을 살고 경험한 저자가 직접 들려주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춘천》은 사람들에게 이미 익숙한 관광지로서의 춘천이 아니라 인문지리적 시선으로 춘천을 소개한다. 경춘서점과 청구서적 등 이제는 사라진 서점의 뒷이야기, 춘천 최초의 현대식 극장 이었던 피가디리 극장, 강원 최초의 야외 원형극장 상상마당 춘천(옛 어린이회관),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옥 캐는 광산 옥광산, 미로 같은 망대골목 등 춘천의 인문지리적 자산 25곳을 소개한다.

전 작가는 “춘천의 수많은 공간이 사라졌고 사라지는 중이고 사라질 것이다. 이 책은 아직 남아있거나 남아 있어야 하는 공간에 덧붙이는 간절한 목소리이기도 하다. 그 목소리가 닿아 나의 춘천이 어느새 당신의 춘천이 되고, 서로 번져 결국 우리의 춘천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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